경제

큐로홀딩스 29.97% 상한가…채무 출자전환 유증에 재무개선 기대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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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소형주 큐로홀딩스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16일 장중 큐로홀딩스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9.97% 급등한 1,236원에 마감하면서, 고금리·경기 둔화 국면에서 부채 축소를 위한 출자전환 이슈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무 리스크 완화 시도가 향후 상장 유지와 사업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큐로홀딩스는 시가 951원으로 출발해 장중 내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전 거래일 5만4,000주 수준이던 거래량은 이날 205만 주를 넘어서며 약 40배, 비율로는 3,700% 이상 급증했다. 코스닥 시장이 약보합 흐름을 보인 가운데서도 독주 양상의 강세를 보이며 상한가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큐로홀딩스[05178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큐로홀딩스[05178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채무를 자본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유상증자 결정이 자리하고 있다. 큐로홀딩스는 최근 약 28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외부 투자자 유입이 아니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채무를 신주로 상환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긴 상황에서 차입금을 줄이고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재무 건전성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매수 상위 창구 1위는 키움증권으로 약 52만 주를 순매수했고,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개인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뒤를 이었다. 반면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뚜렷한 포지션 변화 없이 약 1.8%대의 낮은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창구의 의미 있는 매수세가 관찰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급등은 재무 이슈에 반응한 개인 자금의 단기 유입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과 업종 내 위상을 고려할 때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큐로홀딩스의 시가총액은 약 287억 원으로 코스닥 1,563위 수준에 그치는 소형주다. 같은 식품·소비재 업종 내 삼양식품, 오리온, CJ제일제당 등 조 단위 대형주와 비교하면 체급 차이가 커 적은 거래대금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일 소지가 크다. 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이 13배 수준인 것과 달리 큐로홀딩스는 적자 지속으로 PER 산출이 불가능하고, 주가순자산비율도 0.9배에 머물러 자산 가치 대비 저평가라는 시각과 함께 펀더멘털 디스카운트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재무지표는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드러낸다. 2024년 12월 결산 기준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감소한 611억 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6억6,000만 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당기순이익 적자는 159억 원 규모로, 전년 마이너스 76억 원에서 두 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부채비율은 2023년 107%에서 2024년 305%로 급등했고, 단기지급 능력을 가늠하는 당좌비율도 12.57%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단기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은 할 수 있지만 본업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재무 리스크는 잔존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신주 상장에 따른 오버행 부담도 잠재 변수다. 회사가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는 약 256만9,000주이며 발행가액은 1,102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주가가 1,236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상장 후 차익 실현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계열사 크레오에스지의 자본 구조 변화로 인한 지분법 손실 가능성,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커피 유통 부문의 성장 둔화 등도 투자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확실한 현금창출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재무 구조 개선 기대감만으로 주가를 지탱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단기 기술적 흐름을 놓고 보면 추가 상승 시도 가능성도 배제되지는 않는다. 상한가 잔량이 쌓이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직전 고점으로 거론되는 1,300원 선 돌파 여부가 단기 방향성을 가를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다음 거래일 초반 강세가 이어질 경우 1,500원선까지 일시적인 오버슈팅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급등이 되돌림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상증자 신주 상장 전후 구간에서 주가 변동성이 극대화될 소지를 경계하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거론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된 가운데, 이번 주가 급등은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베팅하는 성격이 강해 가치투자라기보다 트레이딩 관점 접근이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시세에 편승한 추격 매수보다는 손절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향후 분기별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률 개선 여부와 부채비율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은 앞으로 큐로홀딩스의 출자전환 유상증자가 실제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커피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등 본업에서 흑자 구조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주가 흐름은 신주 상장 일정, 계열사 실적, 전반적인 소비 경기 흐름 등 복합 변수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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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홀딩스#유상증자#코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