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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국가대표” 황금 베레모 쓴 300전투원…여군 조주은, 특공팀 첫 선발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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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 전투원 선발을 둘러싼 경쟁과 변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육군이 정예 전투원 인증 제도인 300전투원 시상식을 열고, 여군 최초 특공팀 전투원을 배출하면서 성별과 기뢰, 전투 개념 전반에 새로운 파장을 낳고 있다.  

 

육군은 5일 충남 계룡대에서 2025년 최정예 300전투원 시상식을 열고 전투기량·전술능력·지휘역량 전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전투원들을 시상했다. 300전투원은 육군이 최정예 전투 전문가를 인증하는 제도로, 전투원 개인과 팀의 종합적인 전투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300전투원 제도는 영화 300의 배경이 된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300만 명의 페르시아군에 맞서 싸운 스파르타 전사 300명,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2만여 왜군을 상대로 결사 항전했던 조선의 300명 군사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결사 방어전의 상징을 현대 육군의 정예 전투원 상에 접목한 셈이다.  

 

올해 300전투원에는 총 272명이 이름을 올렸다. 육군에 따르면 23개 분야에서 선발이 이뤄졌으며, 기본 전투 수행 능력에 더해 무인항공기 운용과 드론 운용, 위험성 폭발물 개척과 폭발물 처리 등 이른바 미래전 요구 능력을 폭넓게 평가했다. 1인 병사의 체력과 사격 수준을 넘어 무인 전력과 특수 장비를 다루는 능력까지 요구됐다는 설명이다.  

 

평가는 개인 부문과 팀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개인 부문에서는 체력, 사격, 전투기술을 종합해 3개 분야 21명을 선발했다. 팀 부문에서는 분대 단위 임무수행능력을 기준으로 20개 분야 251명을 가려냈다. 전투 현장에서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중시해, 팀워크와 지휘통제 능력도 비중 있게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관심을 끈 대목은 최정예 특공팀 분야에서 여군 전투원이 처음 배출된 점이다. 5군단 특공연대 소속 조주은 하사는 300전투원 중 최정예 특공팀에 이름을 올리며, 특공팀 분야 최초의 여군 선발자로 기록됐다. 조 하사는 남군 기준 특급 체력을 갖춘 것은 물론 전투 기량과 군인정신 영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은 특공팀 여군 선발이 여군 전투 보직 확대와 전투력 다변화 흐름을 반영한 조치라는 분위기다. 전통적으로 고강도 체력과 고난도 임무 수행이 요구되는 특공 분야에서 여군이 공식적으로 최정예 전투원으로 인증된 만큼, 향후 여군 전투 참여 범위와 비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상식에서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은 선발된 전투원들에게 황금색 베레모와 휘장을 직접 수여했다. 김 총장은 "육군의 가장 중요한 전투플랫폼은 사람이며, 그중에서도 최정예 300 전투원은 육군의 국가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예 전투원 양성을 통해 미래전 양상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안팎에서는 300전투원 제도가 전통적인 보병 중심 전력을 넘어 무인체계와 폭발물 처리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군의 특공 분야 진출까지 동시에 이뤄지면서, 전력 구조뿐 아니라 인력 운영 철학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육군은 향후에도 300전투원 선발 과정에 미래전 수행 능력 비중을 높이고, 성별과 보직을 막론한 실력 중심 선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정예 전투원 양성 체계를 통해 부대 전투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으로, 국방부와 육군은 관련 평가 기준과 교육 과정을 주기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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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은#김규하#300전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