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강할수록 당은 강해진다"…국민의힘, 청년 레드팀 가동
세대 교체를 둘러싼 긴장과 쇄신 요구가 맞붙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청년에게 당을 향한 쓴소리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며 내부 쇄신 드라이브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11일 2030 세대로 구성된 쓴소리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15명으로 구성된 이 특별위원회는 청년의 시각에서 당의 정책과 주요 현안을 진단하고, 가감 없는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쓴소리 특별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를 열고 강도 높은 내부 비판을 주문했다. 장 대표는 "군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레드팀을 동원한 가상 전투 훈련이다"라며 "레드팀 공격력이 강할수록 실전에서 싸워 이길 전투력이 강해지고 강한 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민의힘의 레드팀 역할을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 대표는 당의 약점을 정면으로 지적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그는 "당이 어떤 게 부족하고 취약한지, 어떤 것을 고쳐야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말해 달라"며 "진정한 쇄신과 변화는 불편한 진실, 쓴소리를 외면하지 않을 때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의 쓴소리가 강할수록 당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청년 지도부도 특위 활동에 전폭적인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여러분은 내부 총질할 면허가 있으니 마음껏 해도 된다"고 말하며 강한 표현까지 동원해 비판을 독려했다. 그는 "제 욕을 해도 좋고, 대표님 욕을 해도 대표가 충분히 잘 들어줄 것"이라며 "당이 발전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소중한 목소리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특별위원회 내부에선 감정적 비판을 넘어서 데이터 기반의 대안 제시에 방점을 찍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세종 쓴소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쓴소리의 끝은 도움으로 귀결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모티브를 삼고 싶은 조직은 카이스트 실패연구소로, 감정을 배제하고 데이터로 접근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집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청년 특위가 당 정책과 전략 전반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역할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이 청년 레드팀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층 이탈을 막고, 조직 쇄신 의지를 부각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다만 쓴소리 특별위원회의 제언이 실제 공천과 정책, 지도부 인선 등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할 과제로 남는다.
국민의힘은 쓴소리 특별위원회가 당 정책 전반에 대한 제언을 이어가도록 정례 간담회와 보고 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국회와 당 지도부는 청년 특위 활동 결과를 토대로 내년 지방선거 공약과 인재 영입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