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만 원대 숨고르기”…HBM4 주도권 재확보 기대에 중장기 매력 부각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선 안착 이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8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30% 내린 106,500원에 거래 중이다. 미국발 AI 거품론 재점화와 외국인 수급 변동성이 단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고대역폭메모리 HBM 수요 급증과 메모리 업황 회복 조짐이 이어지면서 중장기 투자 매력은 오히려 부각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4분기 실적 개선과 내년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향한 전략적 재평가 구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0만 원대를 회복한 뒤 단기 차익 매물이 출회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초 고점을 찍은 이후 약 3% 수준의 조정을 받았지만, 52주 최저가 50,800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오른 자리에서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확인되고 있다. 5일과 20일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을 유지하는 가운데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원 위에서 가격을 지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 삼성전자[00593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8/1766023487784_334009527.jpg)
투자자들의 관심은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 지속 여부에 쏠려 있다. 메모리 업황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마이크론이 내년 HBM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히며,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 공급 계약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특히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HBM 품질 인증 통과가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HBM4 양산 체제 구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SK하이닉스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 축소가 향후 주가 재상승의 핵심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계 창구를 중심으로 활발한 손바뀜이 관찰된다. 이날 모간스탠리가 매도와 매수 상위 거래원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대규모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52.12% 수준에서 큰 틀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관은 12월 중순 이후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가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를 통한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돼 하단을 지지하고 있어 수급 구조가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체력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시가총액은 약 630조 원으로 코스피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견줬을 때 매출 규모는 약 3.5배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 증가율이 160%를 상회하면서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된 AI 하드웨어 생태계를 갖춘 점도 제조 중심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현재 주가수익비율은 동종 업계 평균보다 높지만 이는 향후 성장성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무 전망을 보면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24년 32조 원 수준에서 2025년 39조 원으로 늘고, 2026년에는 85조 원 이상으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2025년 기준 19.16배 수준인 PER은 2026년 9.99배로 낮아지며 주가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당순이익 역시 5,631원에서 10,806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돼 이익 체력 개선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부문별로는 DX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가전과 스마트폰을 아우르는 DX 부문은 전체 매출의 59.92%를 차지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두 번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2차 판매에서도 5분 만에 매진되며 폼팩터 혁신을 주도하는 상징 제품으로 부상했다. 2026년형 비스포크 AI 에어드레서와 마이크로 RGB TV 등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 확대도 진행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세트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메모리 경기 변동성을 희석하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전장과 통신 장비 분야에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탈부착형 차량용 SSD가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하며 자동차용 스토리지 분야에서 표준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미국 통신사 버라이존의 삼성 통신기기 구매 프로젝트에 2조 4,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북미 지역에서의 모바일과 네트워크 장비 수출 동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배구조와 경영 측면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며 책임 경영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준법감시위원회를 중심으로 거버넌스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연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AI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점검과 조직 효율화 방안이 논의되면서 경영 투명성과 실행력 제고에 대한 시장 신뢰가 누적되는 분위기다. 최근 노사 임금 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상한제 폐지 검토가 이뤄진 점도 핵심 인재 확보와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우호적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금리와 환율 등 거시 변수에 영향을 받으며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소지가 크다고 본다. 이 구간에서는 10만 원대 초반에서의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HBM4 본격 양산 시점으로 거론되는 2026년을 겨냥한 장기 보유 전략에 무게가 실린다. 현금배당수익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이익 규모가 한 단계 레벨업되는 과정에서 주가 조정은 비중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투자 체크포인트로는 내년 영업이익이 100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역대급 실적 턴어라운드 전망, HBM4 양산 속도와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여부, 지배구조 개편과 책임경영 강화 기대감이 꼽힌다. 다만 정부의 환헤지 확대 요청 등으로 상징되는 환율 변동성, 노사 임금 협상에 따른 비용 증가 가능성,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차질 우려 등은 단기 하방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분기별 실적 발표를 통해 메모리 가격과 HBM 수익성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확인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국 통화정책 방향과 주요 국면의 AI 투자 사이클 흐름 역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