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상풍력·우크라 재건 겹호재…삼일씨엔에스, 정책 기대에 17대 급등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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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씨엔에스 주가가 해상풍력 정책 구체화와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감이 맞물리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간에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인프라 관련 소형주에 대한 투기적 수요도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정책 로드맵과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재건 수요가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에 따라 향후 밸류에이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5일 기준 삼일씨엔에스 주가는 4,745원으로, 전일 대비 17.45 상승했다. 장중 고가는 5,180원, 저가는 4,000원으로 넓은 변동 구간을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를 벗어나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으며, 12월 들어 거래량이 급증하며 바닥권 탈출 신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과 신규 매수세가 치열하게 맞붙으며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분석] 해상풍력 및 재건 테마 겹호재… 삼일씨엔에스 인프라주 모멘텀 재부각
[분석] 해상풍력 및 재건 테마 겹호재… 삼일씨엔에스 인프라주 모멘텀 재부각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상승장을 주도했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은 12월 2일 811주, 3일 543주, 4일 225주를 순매수하며 꾸준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매수 강화 구간과 주가 상승 국면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 향후에도 외국인 수급이 유지될지가 주가 방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반면 기관은 소폭 매도세를 이어가며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업종 내 위상은 소형 인프라주 성격이 뚜렷하다. 삼일씨엔에스는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1,306위, 코스피 소형주 그룹에 속한다. 상장주식수는 약 1,273만주에 불과해 유통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테마성 수급이 유입될 경우 주가가 과도하게 출렁일 수 있는 구조다. 시가총액은 약 604억 원 수준으로, 업종 대표주인 KCC나 한일시멘트 대비 규모는 작지만 PBR이 0.27배에 머물러 업계 평균과 비교해 저평가 구간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재무 성적표는 아직 투자자 기대에 못 미친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삼일씨엔에스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적자 전환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익성 악화로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은 47.55로 업계 평균 대비 안정적인 편이고, 당좌비율도 86.5로 양호해 단기 유동성 위험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가치에 비해 낮은 주가 수준이 하방 경직성을 어느 정도 제공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책 모멘텀의 중심에는 해상풍력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 발표와 국회의 해상풍력특별법 제정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시장은 삼일씨엔에스가 보유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 역량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회사는 군산 공장을 기반으로 트랜지션피스TP 생산 능력을 확보해둔 상태이며, 영광 한빛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에 공급을 확정하며 향후 실적 가시성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 부안과 고창 인근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 계획도 지리적 이점을 부각시키며 주가 기대감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연결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 역시 상승세의 또 다른 축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종전 협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전후 복구 사업 확대에 대한 시장 기대가 재부각됐다. PHC 파일과 강교 구조물 등 인프라 기초 자재를 생산하는 삼일씨엔에스가 중장기적으로 재건 수요의 잠재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테마성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뉴스 흐름에 따라 수주 기대감이 수시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 자체 요인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일씨엔에스는 여수 화태백야 도로공사 구간 강교 제작 계약, 여주 물류센터 PC 공사 계약 연장 등 실체가 있는 수주를 확보하며 본업의 매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모회사 삼일홀딩스가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점, 자회사 흡수합병을 통한 경영 효율화 추진 등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도 책임 경영 신호로 해석되며 주가 하단을 지지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상승 피로도와 실적 공백을 함께 지적한다. 최근 한 달간 삼일씨엔에스는 해상풍력과 우크라이나 재건이라는 두 강력한 테마에 동시에 노출되며 호재에 민감한 구조를 형성했지만, 같은 논리로 뉴스 흐름이 약해질 경우 조정 폭도 커질 수 있다는 경계론이 고개를 든다. 아직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주가 랠리는 기대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동일 업종의 KCC, 한일시멘트 등과 비교할 때 삼일씨엔에스의 강점은 PBR 0.2배대 극저평가 매력과 안정적인 재무 구조로 요약된다. 반면 약점은 최근 분기 적자에 따른 수익성 악화다. 업계 대표주들이 견조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누리는 것과 달리, 삼일씨엔에스는 영업이익 개선 여부가 주가 재평가의 선행 조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저평가 덕분에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으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수주 확대가 손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기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시장에서는 수급이 본격 유입되며 급등이 시작된 4,300원 부근을 1차 지지선으로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 가격대를 지키면 추가 반등 시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전고점인 5,200원 돌파 여부에 대해서는 외국인 매수 지속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추세 전환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저점 매수보다 단기 변동 구간을 활용한 분할 대응 전략을 언급하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 상승이 실적보다는 정책과 테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해상풍력특별법 처리 지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난항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주가가 급격히 흔들릴 소지가 존재한다. 최근 급등으로 단기 과열 신호도 일부 관측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국면에서 수급과 실적 모멘텀을 함께 점검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당분간 삼일씨엔에스 주가 흐름은 해상풍력 정책 진척도와 글로벌 재건 수요 논의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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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씨엔에스#해상풍력#우크라이나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