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인허가 자문까지”…연세의대·유타대, 글로벌 의료기기 동반 진출
의료기기 개발과 규제 전략을 동시에 겨냥한 한미 의료기술 동맹이 구축되고 있다. 연세의대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이 미국 유타대학교 의료혁신센터와 손잡고 FDA 인허가 자문, 글로벌 임상 검증, 교육 협력을 포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병원 기반의 의료기기 개발 역량과 미국 대학의 상용화 인프라가 맞물리면서, 초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 진입까지 이어지는 통합 지원 체계가 마련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미 공동 플랫폼이 의료기기 해외 진출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세의대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은 5일 미국 유타대학교 의료혁신센터와 글로벌 의료기기 개발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3일 미국 유타대학교 현지에서 열렸으며, 구성욱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겸 의료기기산업학과 주임교수와 마크 폴 유타대학교 의료혁신센터장 등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의료기술 공동 연구와 학술 교류, 글로벌 임상 검증과 사용성 평가, 교육 프로그램 및 국제 세미나 공동 운영, 미국 식품의약국 인허가 관련 자문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다. 특히 초기 연구 단계에서부터 임상 설계, 사용성 평가, 규제 문서 준비에 이르는 의료기기 개발 전 주기를 한미 공동 프로젝트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타대학교 의료혁신센터는 의사, 공학자, 사업가, 학생이 참여해 현장의 의료 수요를 반영한 의료기기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구현하도록 지원하는 전문 기관이다. 시제품 평가, 품질·규제 요건 검토, 사업화 전략 수립, 시장 출시까지 연계된 상용화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어 미국 내 의료기기 스타트업과 기술사업화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협력으로 연세의대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와 의료진 네트워크, 의료기기 개발 지원 시스템이 유타대학교 의료혁신센터의 프로토타입 제작, 규제 컨설팅, 북미 시장 네트워크와 결합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국내 개발 의료기기가 국내 인허가를 넘어 현지 사용성 평가와 다국가 임상 설계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셈이다.
양 기관은 개별 과제를 중심으로 후속 세부 협약을 추가 체결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공동 교육과정을 마련해 의료기기 산업 인재 양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와 학생들이 실제 의료기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규제, 사업화, 글로벌 마케팅까지 경험할 수 있는 교육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 입장에서는 미국 FDA 인허가 절차를 포함한 규제 환경 이해가 해외 진출의 핵심 관문으로 꼽힌다. 이번 협약은 병원·대학 기반의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미국 현지 규제 기준을 반영해 설계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학 내 의료기술 혁신센터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과 임상 검증을 동시에 수행하는 모델이 일반화되고 있어, 연세의대와 유타대 간 협력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 연계를 강화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성욱 병원장은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진출의 핵심 관문으로 꼽히는 FDA 인허가 과정에서 전문적인 협력 체계를 마련한 점을 강조하며 이번 협약이 국내 의료산업 발전과 국제적 임상·연구·산업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은 연세의대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세의대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은 2024년부터 5년간 약 40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기반으로 의료산업 분야 실무 능력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산업 현장 연계형 교육과정과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한미 공동 의료기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인력 풀을 꾸준히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이 국내 의료기기 기술이 실제 미국 시장에 안착하고 글로벌 임상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실질적 통로로 작동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규제, 교육과 산업 간 균형 있는 연계가 K-의료기기의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새로운 조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