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010선 약세 전환…MS발 AI 악재에 외국인 3,033억 순매도

강다은 기자
입력

코스피가 4일 오전 마이크로소프트 MS 관련 악재로 반도체주 중심 외국인 매도가 쏟아지면서 4,010선 초반으로 밀렸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로봇과 바이오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되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투자심리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AI 성장주에 대한 경계 심리가 강해지면서 수급이 대형 반도체에서 2차전지·바이오·로봇 등으로 회전하는 흐름이라고 분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7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58포인트 0.49 percent 하락한 4,016.72를 기록했다. 장 시작과 함께 전장 대비 17.39포인트 0.43 percent 내린 4,018.91에 출발한 뒤 하락 폭을 소폭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33억 원, 971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약세를 주도했고, 개인은 3,909억 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섰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1,117억 원 순매도를 기록해 선·현물 양쪽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외국인 3천억 순매도에 4,010선 약세…코스닥 7거래일 연속 상승
코스피, 외국인 3천억 순매도에 4,010선 약세…코스닥 7거래일 연속 상승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원 내린 1,467.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 부담이 다소 완화됐지만 수급은 대형 반도체 중심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도가 지수 하락 압력을 키웠다고 진단한다.

 

해외 증시는 완만한 호재 요인이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민간 고용 부진으로 이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강화되며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ADP가 발표한 11월 민간기업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3만2,000명 감소해 1만 명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ADP 민간 고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고용시장 둔화를 다시 확인했다며 12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다만 MS가 일부 인공지능 AI 제품의 판매 목표와 할당량을 낮췄다는 보도가 나오며 AI 거품 논란이 재부각됐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03 percent 하락했고, 여파가 국내 반도체주에도 차익 실현 매물로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MS발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코스피 수급을 흔드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SK하이닉스는 2.72 percent 하락해 54만 원선을 밑돌았고, 삼성전자는 0.57 percent 내렸다. 2차전지와 금융, 조선 등 다른 대형주도 약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0.24 percent, KB금융은 1.14 percent, 신한지주는 0.50 percent, HD현대중공업은 1.50 percent, 삼성물산은 0.81 percent 떨어졌다. 반면 방어주와 일부 성장주는 선별 강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97 percent 올랐고 셀트리온은 0.05 percent 상승 전환했다. 현대차는 2.06 percent 오르며 자동차 업종 강세를 이끌었고, 두산에너빌리티 2.17 percent, NAVER 0.61 percent 등도 동반 상승했다.

 

업종별로 건설업이 1.49 percent, 전기전자업이 1.20 percent 내리는 등 경기 민감 섹터가 약세를 보였다. 의료정밀업도 0.93 percent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운송창고업은 1.07 percent, 운송장비업은 0.34 percent, 제약업은 0.25 percent 상승하는 등 일부 업종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조정이 확산될 경우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5포인트 0.51 percent 오른 936.76을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장 초반 전장보다 2.00포인트 0.21 percent 높은 934.01에 출발한 뒤 보합권 등락을 거쳐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코스닥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45억 원, 기관이 307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개인은 28억 원 순매도하며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

 

섹터별로는 정책 기대와 산업 성장 스토리가 맞물린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트럼프 정부가 로봇 산업을 본격 육성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며 로봇 관련주가 급등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6.75 percent, 로보티즈는 10.37 percent 오르는 등 로봇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1.02 percent, 에이비엘바이오는 0.75 percent 상승했다. 리가켐바이오 3.58 percent, 펩트론 1.05 percent, 펄어비스 2.48 percent 등 바이오와 게임 관련주도 강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일부 바이오 종목은 차별화된 약세를 기록했다. 알테오젠은 0.19 percent, HLB는 0.41 percent 하락했다. 리가공업은 0.91 percent, 보로노이는 0.40 percent 낮아졌고, 파마리서치는 2.55 percent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만,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만큼 업종 간 차별화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 회의와 추가 고용 지표 발표 결과가 국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당국과 업계는 환율과 외국인 수급 동향을 주시하며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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