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IP로 병원 긴장 줄인다”…넥슨재단, 체험형 콘텐츠 공개
게임 기반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어린이 재활치료 환경을 바꾸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넥슨재단이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환아들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교육기관과 기업이 함께 AI와 확장현실 등 신기술 역량을 키우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디지털 치료 환경 확장 흐름과 맞물려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게임IP를 활용한 병원 내 체험형 콘텐츠가 아동 환자의 치료 순응도와 심리 안정에 기여하는 한편, 향후 디지털 치료제로까지 확장될지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넥슨재단은 3일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환아들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 2종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뉴콘텐츠아카데미 단기과정과 연계해 추진됐다. 넥슨재단은 어린이 재활의료 시설을 찾은 환아들이 치료 전 대기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긴장을 줄이고 병원 경험을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했다.

뉴콘텐츠아카데미 단기과정은 인공지능과 확장현실 등 신기술 기반 콘텐츠 분야의 전문 인재를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교육생들은 약 6개월 동안 관련 기술 교육을 받은 뒤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통해 기획부터 개발, 시연까지 상용화에 가까운 전 과정을 실무로 경험한다. 넥슨재단과의 협업 프로젝트 역시 병원이라는 실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에 공개된 체험형 콘텐츠는 병원 내 대기 공간에서 환아들이 신체를 움직이며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메이플스토리 배경음악에 맞춰 손뼉치기, 방울 터뜨리기 등 3종의 미니게임이 포함돼 있고, 사탕과 슬랩 팔찌 등으로 구성된 용기 에너지를 얻는 뽑기존도 함께 마련됐다. 단순 시청형 영상이 아니라 환아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한 구조로, 아이들이 게임 속 자극에 반응해 손과 팔을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콘텐츠는 메이플스토리 IP의 그래픽과 음악, 세계관 요소를 활용해 익숙한 캐릭터와 친숙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어린 환자들이 치료 공간을 차갑고 낯선 장소가 아닌 친근한 놀이공간에 가깝게 인식하도록 유도해, 의료진에 대한 경계심과 시술에 대한 공포를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인터랙티브 게임 방식은 물리치료나 작업치료와 유사한 동작을 자연스럽게 반복하게 해, 의료진이 환아의 신체 움직임 정도를 파악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할 여지도 생긴다.
넥슨재단과 뉴콘텐츠아카데미는 게임·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축적된 IP와 상호작용 기술을 재활·심리치료 영역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실증 사례라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아동병원과 협력해 가상현실 기반 통증 완화 콘텐츠나 게임형 재활 프로그램이 도입된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치료제와 치료 보조 앱이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로 허가를 받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병원 환경 개선을 겨냥한 게임형 콘텐츠 수요가 점차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체험형 콘텐츠는 4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AI콘텐츠 페스티벌 2025 뉴콘텐츠아카데미 단기과정 쇼케이스에 전시된다. 일반 참관객과 업계 관계자들이 실제로 콘텐츠를 체험하며 병원 적용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AI와 XR 기반 콘텐츠 개발자들이 헬스케어 영역을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환아들을 위해 넥슨의 IP를 활용해 제작한 최초의 체험형 콘텐츠라고 강조하면서 병원이 환아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는 활기차고 따뜻한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신승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병원장은 아이들이 대기 시간 동안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거나 감정을 표현하도록 돕는 콘텐츠가 신체 재활 치료와 심리 정서 안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이 게임회사와 공공의료기관, 콘텐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연결된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IP를 교육 현장에서 헬스케어 실증 프로젝트로 확장한 만큼, 향후 센서 데이터 수집이나 AI 기반 재활 난이도 조절 기능이 더해지면 디지털 치료제에 가까운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계는 체험형 게임 콘텐츠가 재활치료의 보조 수단이자 환아·보호자의 병원 경험을 바꾸는 매개로 실제 의료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