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막지 못하면 자유민주주의 위협"…김민수, 광주서 윤석열 방어론 재강조
탄핵 정국을 둘러싼 공방과 국민의힘 내부 책임론이 맞부딪쳤다. 광주를 찾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를 자유민주주의 위협으로 규정했고, 당사 밖에선 시민단체가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며 정면 충돌 양상을 보였다.
3일 김민수 최고위원은 광주 서구 국민의힘 광주시당에서 열린 정치대학 강연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고조된 탄핵 정국을 언급하며 "탄핵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계엄 해제 직후 정국을 회상하며 "계엄 해제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반드시 탄핵을 추진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탄핵이 이뤄지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당 안팎에서 가장 먼저 탄핵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런 판단 때문에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탄핵 반대를 공개적으로 말했다"며 "당 내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는 의견이 있었고 제게 왜 싸우냐며 만류하는 연락도 왔다"고 전했다.
여론 흐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혼자 싸우다 보니 국민들이 들고일어나고 여론조사 지지율이 윤 대통령 임기 중에도 나오지 않았던 51퍼센트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지지도 있었겠지만 국민들이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여론조사 기관과 조사 시점 등은 밝히지 않았다.
국회 상황을 두고는 더불어민주당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악법들을 계속 통과시키면서 미친 듯이 폭주하고 있다. 대한민국 제1야당이 법 하나를 막아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 민주주의가 완전히 깨졌고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던 자유도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광주 방문 배경도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국 강연을 돌면서 원래 제주도와 광주를 제일 먼저 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일이 밀리다가 12월 3일에 강연이 열렸다"며 "이게 더 의미 있는 날인 것 같다"고 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은 날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같은 시각 국민의힘 광주시당 건물 밖에서는 진보성향 시민단체가 맞불 성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주전남촛불행동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국민의힘 해산을 촉구하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광주전남촛불행동은 "내란에 대한 사과를 둘러싸고 자중지란에 빠진 국힘은 회생 불능 상태"라며 "즉각 해산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비상계엄 사태 책임 공방과 당내 노선 갈등이 겹치면서 국민의힘이 더 이상 집권 여당으로서 기능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중앙당과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이날 광주전남촛불행동의 국민의힘 해산 요구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김민수 최고위원이 강연에서 탄핵 저지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거듭 내세우면서 향후 여권 지도부와 야권, 시민사회 간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계기로 탄핵 정국에 대한 책임 공방과 내년 총선을 둘러싼 유불리 계산이 맞물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는 향후 회기에서 비상계엄 사태 진상 규명 요구와 책임자 처벌, 제도 개선 논의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