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루프탑 브런치와 호숫가 산책”…나주에서 만나는 깊어가는 가을의 미식과 풍경

김서준 기자
입력

가을이 깊어가면서 나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에는 흔한 농경 도시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유서 깊은 풍경과 새로운 미식 공간으로 다시 주목받는 곳이 됐다.

 

요즘 SNS에는 루프탑 브런치, 영산강 뷰 레스토랑, 호수 산책 인증샷까지 나주 특유의 감성과 곁들여진 일상이 가득 올라온다. 아침부터 문을 여는 송월동의 ‘윤뜰’은 브런치와 디저트를 즐기기 제격인 공간이다. 커피, 티, 맥주 등 다채로운 음료와 함께 루프탑에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은 무심코 일상에 쉼표를 더해준다. 이곳을 찾은 한 여행객은 “혼자 와서 책을 읽거나, 친구와 소소하게 브런치를 먹으며 하루를 여는 게 나주만의 여유 같다”고 표현했다.

빛가람호수공원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빛가람호수공원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영산동의 ‘영산나루 by 익선121 올드머그’는 유럽풍 대저택에서 정통 이탈리안 가정식과 연탄돈까스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250년 된 팽나무와 영산강이 어우러진 정원, 불멍과 마시멜로 구이 등 작은 체험들이 여행의 감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곳곳에서 고양이, 강아지 등 반려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고, 2층에선 상시 문화 전시회가 열려 식사와 예술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런 변화는 공간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맛집만을 찾아 이동했다면, 요즘은 잔잔한 자연과 공간의 감각까지 함께 즐기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빛가람호수공원처럼 도심 속 휴식 공간을 찾는 20~40대의 방문 비중도 매년 늘고 있다. 호수를 배경으로 산책을 하거나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 각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누리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여행 칼럼니스트 이지호 씨는 “요즘 나주 여행의 본질은 느긋한 시간이 귀한 시대, 마음의 여백을 경험하고 싶은 심리와 연결된다”며 “자연과 미식 공간, 그리고 작은 전시까지 한 도시에서 다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진짜 값진 리셋”이라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족이나 친구와 한적하게 다녀오기 딱 좋아요”, “루프탑에서 저물녘 가을 하늘을 보며 마시는 커피가 특별했다”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가끔은 “호숫가에서 나만의 속도로 걷고 있으면, 마음속 응어리도 풀리는 것 같다”는 소박한 고백도 보인다.

 

작고 사소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나주 여행을 통해 삶의 리듬이 한층 느긋해지는 경험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미식의 기쁨, 자연에 안기는 하루, 느린 걸음의 의미. 지금의 나주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나주#윤뜰#영산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