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속 외국인 폭풍 매집”…현대모비스, CES 수주 기대에 펀더멘털 재평가
CES 2026을 앞두고 글로벌 수주 확대 기대와 소프트웨어 중심 체질 개선 전략이 부각되면서 현대모비스 주가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3거래일 연속 대량 매수에 나서며 수급을 주도해, 단기 테마가 아닌 펀더멘털 재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향후 CES 성과와 외국인 수급 지속 여부가 자동차 부품·모빌리티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일 오후 1시 15분 기준 현대모비스는 전 거래일보다 1.11퍼센트 오른 36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27일 30만4,500원에서 불과 2주 만에 19퍼센트 넘게 상승하며 36만 원 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8거래일을 상승 마감하며 뚜렷한 매수 우위 흐름을 보여줬다. 단기적으로는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를 형성해 기술적 측면에서도 추가 상승 기대를 키운 상태다.
![[분석] 외국인은 이미 쓸어 담았다… 현대모비스, 3일 연속 폭풍 매집의 비밀](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0/1765340607726_38081206.jpg)
이번 상승 랠리는 전략 전환과 체질 개선에 대한 시장 재평가가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내년 1월 열릴 CES 2026에서 일반 전시 대신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부스를 운영해 실질적인 수주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과거 기술 과시형 전시에서 벗어나 수익과 직결되는 계약 중심으로 접근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인도 벵갈루루에 소프트웨어 연구분소를 신설한 것도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시대를 겨냥한 연구개발 효율화 전략으로 받아들여지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 매수세가 압도적이다. 외국인은 이달 2일 9만9,000주, 3일 7만6,000주, 9일 6만8,000주를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공격적인 매집에 나섰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44.8퍼센트에서 45.7퍼센트로 빠르게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기 차익을 노린 수급이 아니라, 체질 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반영한 중장기 포지셔닝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기관은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물량을 흡수하며 주가 하방을 탄탄히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실적 기준 현대모비스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5.44배로 동종 업계 평균 8.95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도 0.46배에 그쳐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절대적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상장주식수 약 9,073만 주, 시가총액 32조9,359억 원 규모의 대형주임에도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밸류에이션이라는 점이 글로벌 장기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쟁사인 HL만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과 비교할 때 외국인 비중이 높은 점도 수급 안정성 측면에서 차별화 요인으로 언급된다.
실적과 재무 건전성 지표는 주가 상승의 추가 근거로 꼽힌다. 2025년 현대모비스의 예상 매출액은 61조5,610억 원, 영업이익은 3조3,646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각각 7.55퍼센트, 9.4퍼센트 수준이다. 지난 3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약 9.3퍼센트 하회해 일시적으로 어닝 쇼크로 받아들여졌지만, 일회성 관세 부담과 비용 요인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3분기 부진을 실적 바닥으로 인식하고 4분기 이후 수익성 회복과 내년 이익 체력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부채비율, 당좌비율 등 재무 건전성 지표도 업계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장기 성장 모멘텀 측면에서는 CES 2026에서 공개될 핵심 기술과 인력 구조 효율화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선보일 콕핏 통합 솔루션 M.VICS 7.0과 X-by-Wire 제어 기술은 자율주행과 전동화 확대 과정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분야다. 회사는 해당 기술을 앞세워 기존 고객사뿐 아니라 신규 글로벌 고객사 대상 수주를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만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리스타트 프로그램 도입으로 인력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희망퇴직 비용 인식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정비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자동차와 전기차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전방 수요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고, 자율주행·전동화 테마에 대한 기대가 과열될 경우 조정 압력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럼에도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핵심 부품 공급망 역할과 견고한 A/S 부품 사업이라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 테마주와 달리 실적 방어력이 높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지적된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현재 주가는 단기간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구간으로 평가된다. 기술적으로는 34만 원 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거론되며, 이 수준이 유지될 경우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전 고점대인 37만2,500원을 강하게 돌파할 경우 40만 원대 안착을 시도하는 새로운 상승 파동이 전개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단기 주가 변동성보다 CES 2026에서의 실질 수주 성과와 외국인 매수 지속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환율 급변이나 글로벌 관세 이슈 재부각 등 대외 변수는 투자 심리를 빠르게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향후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 업종 투자 방향은 글로벌 수주 성과와 외국인 수급 흐름, 그리고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