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로 복지까지 잇는다"…휴메딕스, 취약계층 지원 강화
ESG 경영을 앞세운 IT바이오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단순 기부에서 생활 밀착형 복지로 확장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와 의료미용 분야를 영위하는 휴온스그룹 계열사 휴메딕스가 발달장애인 거주시설과 공장 인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연중 기부와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산업 내 ESG 실행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재무 실적 중심이던 기존 경영 지표에 지역사회 기여와 취약계층 지원이 결합되면서 IT바이오 기업 ESG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휴메딕스는 최근 성남시 소재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예가원에 청소기, 치약, 수건, 칫솔 등 약 250만원 상당의 생활필수품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기획된 이번 행사는 예가원과 사전 협의를 거쳐 발달장애인의 실제 생활에 필요한 품목 중심으로 구성됐다. 일회성 기부 형태를 넘어, 시설 이용자의 일상 루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기부 활동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다.

휴메딕스와 예가원의 인연은 올해 3월 정기 후원 협약 체결로 시작됐다. 당시 휴메딕스는 매월 50만원 규모 복지기금 정기 후원을 약속했고, 이후 재정 지원을 토대로 시설 운영과 프로그램 확대를 뒷받침해 왔다. 6월에는 휴메딕스 임직원들과 예가원 발달장애인이 함께 참여한 서울대공원 문화체험 행사가 열려, 단순 물품 지원을 넘어 사회적 교류와 경험 확장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기업이 제공하는 문화체험 활동은 발달장애인의 사회 적응과 정서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특히 이번 생활필수품 전달은 그동안의 정기 후원과 문화체험에 이은 세 번째 축 성격을 갖는다. 정기적인 현금성 지원이 시설 운영의 기반을 제공하고, 문화체험이 정서적·사회적 지원을 담당한다면, 생활필수품 기부는 당사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주는 구체적인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IT바이오 기업의 사회공헌이 연구비 지원이나 장학 사업에 집중되던 과거와 비교해, 시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한 생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휴메딕스의 ESG 전략은 본사가 위치한 수도권뿐 아니라 생산 거점을 둔 충북 제천시로도 확장되고 있다. 회사는 제천 공장이 위치한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9월에는 쌀을 기부했고, 이달 9일에는 동계이불 100채를 전달했다. 제조공장이 있는 지역을 단순 생산 거점이 아닌 상생 파트너로 규정하고, 계절과 생활 여건을 고려한 지원 품목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급망과 지역사회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바이오 제조 산업 전반에서 참고할 만한 ESG 실행 사례로도 거론된다.
강민종 휴메딕스 대표는 정기 후원, 문화체험, 생필품 기부를 연계한 이번 활동에 대해 발달장애인 일상의 체감 변화를 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봉사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IT바이오 업계에서는 재무 성과와 기술 경쟁력 중심이던 기존 평가 기준에 더해, 지역사회 기반 ESG 활동이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와 인재 확보, 규제 대응력까지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외에서 ESG 공시 의무화 논의가 가속화되면서, 바이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발성 기부보다는 구조화된 프로그램과 정량·정성 지표를 갖춘 장기 프로젝트 형태로 옮겨가는 추세다. 취약계층 맞춤 지원과 생산 거점 지역 상생 모델을 병행하는 휴메딕스 사례는 IT바이오 산업 특성에 맞춘 ESG 경영의 한 형태로, 향후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계는 이러한 활동이 실제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와 신뢰를 만들어낼지, 그리고 ESG가 기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