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홀드 완등”…이도현, 마드리드 리드 정상→월드컵 시즌 첫 금빛 도약
정점을 향한 숨 고르기, 그리고 극점에서의 결정적 순간. 이도현의 손끝이 마지막 홀드를 움켜쥐는 찰나, 마드리드 스포츠클라이밍 아레나는 깊은 정적과 박수갈채로 흘러넘쳤다. 지난 시즌 볼더링에서 이어온 존재감에, 이번엔 리드 종목 정상이라는 또 다른 영예가 더해졌다.
2025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12차 대회 남자부 리드 결승이 2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펼쳐졌다. 이도현(블랙야크·서울시청)은 결승에서 총 40+홀드를 완등하며, 40홀드의 알베르토 히네스 로페스(스페인), 39+홀드의 사토네 요시다(일본)를 제치고 시즌 첫 월드컵 리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승에서 45+로 6위에 이름을 올리며 출발한 이도현은 결승 무대에서 강한 집중력과 체력적 완성도를 증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이도현은 2025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 번째, 통산 네 번째 메달을 따냈다. 올해 1차 대회 볼더링 은메달과 5차 대회 볼더링 동메달에 이어 리드에서 거둔 첫 금메달이다. 2016년 국제 무대에 데뷔한 이후, 리드 종목에서는 처음 소중한 금빛 기록을 수확했다.
경기 후 이도현은 “볼더링과 리드를 병행하며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 더 단단해진 것 같다. 앞으로도 성장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남은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부 결승에서는 서채현(노스페이스·서울시청)이 7위에 올랐고, 김자인은 아쉽게도 준결승 9위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남자부에서 이도현이 펼친 강렬한 등반은, 팬들과 후배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긴박한 레이스와 깊은 호흡,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한 시합, 한 계절을 버텨내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 탄생한 금메달이었다. 도전의 끝에서 더 단단해진 이도현의 손끝은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또 다른 이정표로 남게 됐다. IFSC 월드컵은 오는 8월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남은 시즌 열기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