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리 인하 기정사실 아니다”…연준 앞둔 뉴욕증시 혼조, 글로벌 시장 긴장 지속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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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0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뉴욕증시가 금리 인하 기대와 향후 통화정책 경계 심리가 교차하며 혼조세로 출발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마지막 분수령으로 여겨지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10일 오전 10시 5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5.09포인트(0.20%) 오른 47,655.3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93포인트(0.01%) 상승한 6,841.44로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8.90포인트(0.21%) 내린 23,527.58를 가리키며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12월 FOMC 금리 인하 기대 속 혼조…다우 상승·나스닥 하락
뉴욕증시, 12월 FOMC 금리 인하 기대 속 혼조…다우 상승·나스닥 하락

투자자들은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매수·매도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관망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3.75∼4.00%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9.9%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62.4%였던 인하 전망 확률이 크게 높아졌지만,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투자심리를 제약하는 모습이다.

 

연준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 목표를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고용시장 냉각 조짐을 둘러싸고 위원들 간 의견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돼 데이터 공백이 길어진 점이 정책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변수로 거론된다. 여기에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지연과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위험자산 선호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 여부보다 연준의 향후 방향성에 쏠려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제시할 내년 이후 통화정책 로드맵과 포워드 가이던스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UK) 자산운용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엠마 월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준 금리 결정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2026년을 앞두고 추가 인하 가능성과 관련한 포워드 가이던스 등이 언급될 수 있는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외에도 연준 내의 분열 및 FOMC 이후 몇 주간 나올 각 연준 위원의 언급 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위원 개개인의 발언이 시장의 금리 경로 기대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섹터별로는 기술, 통신, 유틸리티 업종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나스닥 하락을 이끌었다. 반대로 이들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은 강세 흐름을 보이며 다우와 S&P 500의 소폭 상승을 떠받쳤다. 고금리 환경과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쳐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방어적 성격이 강한 일부 종목과 경기 민감 업종에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개별 종목별로는 실적 발표에 따른 희비가 갈렸다.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탑은 3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5% 넘게 급락했다. 3분기 매출은 8억2천100만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 9억달러를 하회했다. 밈주식 열풍으로 한때 급등했던 종목인 만큼 실적 모멘텀 약화가 투자심리 악화로 직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미국 통신서비스 업체 에코스타는 전날에 이어 강세를 이어갔다. 전일 이 회사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주파수 라이선스를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이날 모건스탠리가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5% 이상 오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통신 인프라와 위성 관련 자산 재편이 성장성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드론 제조사 에어로바이런먼트는 실망스러운 실적 탓에 10% 넘게 하락했다. 회사의 회계연도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44센트로, 시장 예상치 78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지정학적 긴장과 군수 드론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과 프로젝트 지연 등이 실적에 압박을 준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미국발 금리 결정을 앞둔 경계 심리는 유럽(Europe) 주요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같은 시각 유로존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21% 내린 5,706.50에 거래됐다. 프랑스(France) CAC40 지수와 독일(Germany) DAX 지수는 각각 0.34%, 0.42% 하락 중으로 집계됐다. 다만 영국(UK) FTSE100 지수는 0.29% 오르며 차별화된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원자재 비중이 높은 런던 증시는 통화정책 변수보다 개별 기업 실적과 상품가격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유가도 연준 회의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하며 약세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근월물인 2026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62% 내린 배럴당 57.89달러에 거래됐다. 공급과 수요 전망이 혼재된 가운데,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주면서 원유시장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연준의 이번 금리 결정과 파월 의장의 메시지는 미국뿐 아니라 신흥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금융·외환시장에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달러 강·약 방향에 따라 자본 유출입이 흔들릴 수 있고, 글로벌 자산 가격 재조정이 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정책 기조가 얼마나 완화적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내년 글로벌 경기 흐름과 위험자산 선호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2월 FOMC 결론과 이후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다가오는 2026년까지의 금리 경로에 어떤 신호를 줄지,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이번 회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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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fomc#뉴욕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