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퇴장에 파행 종료”…정은경 청문회, 여야 충돌 속 모욕 논란 확산

정치적 검증 공방이 극한 대치로 치달았다. 18일 열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 수혜주 및 농지법 위반 의혹을 두고 맞붙으며 청문회가 파행적으로 종료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진행된 이번 청문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사태로 끝나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청문회는 오전 10시 시작 직후부터 정은경 후보자의 배우자 주식 보유와 농지법 위반 의혹을 둘러싼 자료 제출 문제로 40분 만에 한 차례 중단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최소한 질병청장 때 코로나 수혜주 거래 의혹은 털고 가는 게 기본"이라 강조했다. 그는 후보자의 주식거래 내역 제출이 미흡하며 제출 시점도 늦었다고 지적했다. 여당 측 간사 이수진 의원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무리한 증인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증인 채택도 쟁점으로 떠올랐고,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고성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코로나 영웅, 의혹 앞에 당당하라'라고 적힌 팻말을 부착하며 집요하게 의혹을 추궁했다. 이에 여당은 "민생 발목잡기" "근거 없는 모욕"이라며 맞섰다.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남편은 '팬데믹 개미왕'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고 질문했고, 한지아 의원도 농지법 위반 의혹을 언급하며 "정은경 브랜드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헌신적인 공직자를 억측으로 모욕한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장종태 의원 역시 "보건의료단체가 환영하는 이례적인 후보"라고 거들었다.

청문회가 막바지에 이르자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국민의힘은 명백한 증거 없이 의혹만 제기한다"며 강하게 반박했고, 증거 중심의 질의가 아니라 선정적인 문제 제기라고 경고했다. 이후 야당과 여당의 설전이 이어지는 동안 김미애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항의하며 청문회장을 퇴장, 결국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의도적 파행"이라면서 야당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 사이 최근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병원 갑질 의혹에 대한 질의도 제기됐으나, 정은경 후보자는 "지침은 반드시 지켰어야 한다"면서도 직접적 유감 표명을 피했다.

이번 인사청문회 파행 이후,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청문회 제도의 취지에 맞는 검증 절차 개선 논의에 착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청문회 제도의 내실화를 위한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