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중형주 유진로봇 12월에만 30퍼센트 급등…외국인 지분 16퍼센트 돌파에 수급 개선
12월 들어 코스닥 중형 로봇주 유진로봇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정오 기준 주가는 전일 대비 두 자릿수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도 16퍼센트를 넘기며 수급 구조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최근 35억 원 규모 신규 수주와 미국발 로봇 육성 정책 기대가 맞물리면서 단기 주가 흐름뿐 아니라 중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유진로봇에 따르면 12일 오후 12시 10분 현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59퍼센트 오른 1만6,560원을 기록 중이다. 8일 1만2,740원 수준에서 출발한 상승세는 불과 4거래일 만에 30퍼센트에 근접하는 급등으로 이어지며 1만6,000원 선을 강하게 돌파했다. 11일과 12일 연속으로 거래량이 1,000만 주를 웃돌면서 매수와 매도가 활발히 맞붙고 있어, 기술적 반등을 넘어 추세적 상승 구간 진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분석] 외국인 지분율 16% 돌파… 유진로봇, 35억 계약에 '쌍끌이' 매수 붙은 이유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509435827_176751259.jpg)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직전 거래일인 11일 외국인은 34만2,900주, 기관은 34만9,976주를 각각 순매수하며 도합 70만 주에 가까운 물량을 시장에서 흡수했다. 11월 초 12퍼센트대에 머물렀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최근 매집세에 힘입어 16.1퍼센트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닥 로봇·스마트팩토리 관련 종목 가운데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로, 단기 차익 실현보다 지분 확대에 방점을 찍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거래원 동향을 보면 키움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가 집중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기관 성격의 창구에서도 매수 우위가 관측된다. 개인의 테마 추종성 매수와 외국인·기관의 추세 추종 매수가 동시에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급격한 가격 상승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매물 출회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35억 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 제조라인 자동화 설비 계약이다. 회사가 보유한 자율주행 물류로봇과 자동화 솔루션이 실제 매출로 연결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투자 심리가 호전됐다. 여기에 미국 차기 행정부의 제조업 리쇼어링과 로봇 산업 육성 방침이 부각되며, 자율주행로봇과 스마트팩토리 분야에 대한 글로벌 기대감이 유진로봇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진로봇은 자율주행 물류로봇 고카트를 앞세워 유럽 의료 현장과 스마트 팩토리 시장에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을 모두 아우르는 테마 교집합에 위치해 있어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의 로봇 사업 확대 뉴스가 나올 때마다 관련주로 부각되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관련 기술 보유 가능성이 조명되며 단순 제조로봇을 넘어 지능형 서비스 로봇 기업으로의 성장 스토리도 더해졌다.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여전히 숙제가 적지 않다. 2024년 결산 기준 매출액은 260억4,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5.12퍼센트 증가해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2억2,000만 원,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1억9,000만 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2022년 한 차례 흑자 전환 이후 다시 손실 폭이 커진 점은 밸류에이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부채비율 53.28퍼센트, 당좌비율 136.85퍼센트 수준으로 재무 안정성은 양호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PER과 ROE가 마이너스권인 만큼 수익성 개선이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위한 필수 과제로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35억 원 설비 공급 계약이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추가 수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도 원가 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에 성공할 경우, 현재의 높은 외국인 지분율이 장기 투자 성격을 띨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대로 신규 수주가 단발성에 그치고 영업적자가 장기화될 경우, 단기 과열 구간에서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기술적 측면에서 단기 투자자들의 관심 포인트는 1만7,000원선 안착 여부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인 이 가격대를 거래량을 동반해 상향 돌파할 경우 52주 신고가 영역으로의 추가 랠리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대로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돼 1만5,500원선을 하향 이탈할 경우 차익 실현 매물이 대량으로 나오며 조정 폭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경계도 함께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진로봇의 현재 주가 수준이 수급과 성장 스토리 측면에서는 정당화될 수 있지만, 실적 체질 개선 없이는 추세적 상승을 단언하긴 어렵다고 본다. 중기적으로는 2025년 흑자 전환 가시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는지를 관찰하면서 분할 매수 등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주가 흐름은 추가 수주 소식과 실제 실적 반영 속도, 글로벌 로봇 정책의 구체화 수준에 따라 갈림길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