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투자 부담에 신용 위험 우려”…오라클, 주가 33% 급락 후 단기 전망 ‘안갯속’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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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3일, 미국(USA) 증시에서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4.15% 급락하며 217.57달러로 마감했다.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부담과 오픈AI와의 대형 계약에 대한 이행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오라클 주가는 지난 9월 고점 대비 약 33% 하락했다. 이 같은 급락은 최근 AI·반도체주 전반에 확산되는 거품 및 투자 과열 논란과 맞물려 시장 내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오라클은 9월 10일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328.33달러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잔여 이행 의무(RPO) 매출액 폭증(4,550억달러, 전년 대비 359% 증가)과 맞물려 조달 자금과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됐다. 특히 오픈AI와의 데이터센터 협력 등으로 촉발된 AI 사업 확대가 회사에 막대한 자금 소요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라클’ 주가 9월 고점 대비 33% 하락…AI 인프라 투자 부담 부각
‘오라클’ 주가 9월 고점 대비 33% 하락…AI 인프라 투자 부담 부각

CNBC 등 외신은 "오라클이 텍사스, 뉴멕시코, 위스콘신 등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며 AI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최대 380억달러에 달하는 회사채 발행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GPU 조달을 위한 막대한 현금 유출 등도 오라클의 신용 위험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오픈AI가 향후 5년간 오라클에 3,000억달러를 지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며, 대형 계약의 실질적인 이행 여부가 오라클의 투자 안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케치는 "오라클의 신용 전망이 개선될 경로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오라클 5년물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오라클 신용 위험 경계감이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반면 일각에선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경영 경험과 회사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구조적 AI 전환의 최대 수혜주로서의 기대감 역시 유지되고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오라클이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시장 관계자들은 AI 인프라 확대의 속도와 투자재원 조달 결과, 그리고 오픈AI 등 주요 고객사와의 대형 계약 이행 성과가 앞으로 오라클 주가의 단기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라고 진단한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는 "오라클발 신용이슈가 IT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에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AI 산업 투자 확대의 ‘빛과 그림자’가 글로벌 시장의 불안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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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ai#오픈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