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8% 급등”…서진오토모티브, 로봇·친환경차 모멘텀에 매수세 폭발
서진오토모티브 주가가 하루 만에 18% 넘게 치솟으며 중소형 자동차 부품주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업인 현대차·기아차향 부품 공급이 안정되는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과 친환경차 부품이라는 신사업 기대가 겹치며,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쏠리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둔화와 높은 부채비율이 부담으로 남아 있어, 이번 급등이 정책과 실적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12일 코스닥시장에서 서진오토모티브는 전 거래일보다 365원, 18.86% 오른 2,3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시가 1,936원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2,300원까지 치솟았고, 종가까지 고점을 유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랜 기간 1,900원에서 2,000원 사이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는 이번 상승으로 단기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다.
![서진오토모티브[1226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3/1765627550572_903691708.jpg)
거래량은 사실상 ‘폭발’ 수준이다. 12월 초 하루 3만~6만 주에 그치던 거래량이 이날 210만4,920주로 늘었다. 전일 거래량 6만2,042주와 비교하면 약 3,300% 급증한 수치다. 시가총액 약 514억 원, 코스닥 1,257위 규모의 중소형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이 단기에 집중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기술적 저항선이던 2,000원 안팎 구간을 대량 거래로 돌파하면서, 단기 시세 분출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 촉매는 로봇 신사업과 친환경차 부품 확대라는 이중 호재로 풀이된다. 서진오토모티브는 최근 로봇 전문 기업 로브로스와 휴머노이드 로봇 공동 개발 및 사업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단순 부품 제조를 넘어 그동안 축적한 제조·조립·품질관리 역량을 로봇 양산에 적용하겠다는 전략이 알려지면서, 로봇 관련 테마 수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에 맞춰 하이브리드 댐퍼, 전기차 감속기 등 친환경차 부품 라인업을 확대한 점도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태도가 눈에 띈다. 12일 외국인은 3만9,117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11월 중순 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 규모로, 외국인 보유율은 1.5% 수준까지 확대됐다. 반면 기관은 7,512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매매 창구를 보면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개인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서 매수와 매도가 모두 활발히 이뤄져 대규모 손바뀜이 진행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급등 구간에서 외국인이 물량을 받아내며 지분율을 늘린 점은, 단순 단기 매매를 넘어선 수급 개선 신호로 해석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외형은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수익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서진오토모티브의 PBR은 약 0.45배 수준으로, 현대모비스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대형 부품사 대비 자산가치 기준 저평가 구간에 속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2024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1.41%에 불과해 업계 평균을 밑돈다. 매출액이 2조 원을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이익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리스크와 함께 존재하는 양상이다.
재무지표를 보면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 사이의 간극이 뚜렷하다. 2024년 매출액은 2조 5,8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영업이익은 365억 원에 그치며 전년 737억 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1억 원 수준까지 급감했다. 특히 2024년 3분기에는 영업이익 63억 원을 올렸음에도, 당기순손실 97억 원을 기록해 수익성 악화 우려를 키웠다.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476.84%로, 금리 수준이 높은 환경에서 금융비용 부담이 확대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펀더멘털과 테마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진오토모티브는 2024년 12월 현대차·기아차로부터 품질 5스타(5플러스) 인증을 획득하며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는 향후 신차용 부품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로브로스와의 협력을 계기로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제조·자동화 생태계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자동차 부품 산업의 성장 정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돌파하려는 시도가 주가 재평가 트리거로 작동했다는 해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와 거래량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도 제기된다. 기술적으로는 이번 시세 분출의 출발점인 2,000원 선이 향후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할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2,000원을 다시 하회할 경우 조정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2,300원대 안착에 성공한다면 직전 고점 돌파를 재차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장 참가자들은 로봇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 양산 시점, 매출 기여도와 함께 친환경차 부품 추가 수주 소식 등을 확인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재무 구조 측면의 리스크도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400%를 상회하는 높은 부채비율은 경기 둔화나 금리 반등 시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2024년 실적에서 확인된 이익률 하락 흐름이 2025년 턴어라운드로 이어질지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과거 발행된 전환사채 등 잠재적 매물 출회 가능성, 이른바 오버행 이슈 역시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로봇·친환경차 부품이라는 모멘텀이 중장기 성장 스토리로 이어질 여지는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개선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완성차 업황, 로봇 산업 성장 속도 등이 맞물려 서진오토모티브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