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런던 무역회담 수출통제 격랑”…첨단산업 희토류·반도체 운명 갈림길→시장 변동성 확대 예고

새벽의 안개가 아직 런던 템즈강 위를 벗어나지 않은 6월 10일 아침, 세계 경제의 큰 줄기를 움직일 거인들이 또 한 번 영국의 심장부에 모였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고위급 대표단이 희토류와 반도체라는 첨단의 운명을 놓고 다시 한 번 담판의 문을 열었다.  

회의실 문 너머에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가 미국의 이해를 품고,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왕원타오 상무부장 등이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마주했다. 미국이 첨단 기술 수출을 조이는 강경한 움직임 속에, 중국이 희토류 자원의 문을 조심스럽게 좁혀가며 대응하는 형세는 마치 첨예하게 맞서는 두 바람이 부딪히는 순간을 방불케 한다.  

실로 이번 무역회담의 발걸음은 제네바에서 멈춘 적 있었던 신뢰의 시곗바늘을 다시 앞으로 당기기 위함이다. 베이징이 희토류 통제로 자국 자원 수호를 외치고, 워싱턴이 반도체·항공기엔진 등의 대중 수출 제한을 강화해 온 벌거벗은 긴장 위에서, 오늘 런던의 회의장은 다시 지구촌을 향한 새 이정표를 세운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백악관의 메시지가 전하듯,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확대 조건으로 반도체 제재 완화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올려두었지만, 인공지능 반도체 H20 등 핵심 영역에선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인민일보는 첨단기술 수출통제가 오히려 미국 기업에게 불리하다고 쓴소리를 내며, 중국의 단호함을 되새긴다. 여기서 드러난 이해의 각도는 아직 멀고, 구름 낀 회색 하늘 같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 이후 이루어진 이번 런던 협상은 두 지도자의 판단이 오롯이 담긴 무대이기도 하다. 증시와 외환, 원자재 시장이 불확실성의 구름 아래 한껏 떨고 있다. 희토류, 반도체, 각종 원자재와 기술주들이 조용하지만 힘찬 변동성의 속삭임을 시작했다.  

투자자와 경제인, 그리고 무역 최전선의 기업들은 이번 회담이 끝나기를 숨죽여 기다린다. 국제사회의 눈길은 합의의 문턱에 쏟아지고 있다. 향후 발표될 결과와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의 파장은 크고 길게 이어질 것이다. 그 무엇보다 오늘 이 순간, 런던에서 오가는 대화와 고요한 밀당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지도를 그릴 도화선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