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대응 고도화”…동아쏘시오, 안전보건협의체 정례화
제약·바이오 생산 라인과 물류 거점의 안전관리가 기업 리스크 관리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동아쏘시오그룹이 그룹 차원의 안전보건 협의체를 정례화하며 중대재해 예방 체계 고도화에 나섰다. 생산설비 자동화와 디지털 관리 시스템이 확산될수록 안전 규제와 ESG 경영 요구가 동시에 강화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협의체가 제약·바이오 제조 환경 전반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제2회 동아쏘시오그룹 안전보건협의체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N동 대강당에서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협의체는 그룹 내 안전문화 확산과 계열사 간 안전보건 수준 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정보 공유를 통해 그룹 전체의 사고 예방 역량을 높이고 지속가능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자리로 기획됐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일 열렸으며, 그룹 내 안전보건 담당자 약 30명과 계열사 생산시설을 지원하는 협력사 안전보건 담당자들이 함께 참석해 통합 관리 관점에서 안전 이슈를 논의했다. 제약·바이오 공정, 물류, 연구시설 등 각 현장의 위험요인을 공유하고, 디지털 설비 도입 과정에서 새로 발생하는 위험 요소와 관리 포인트도 함께 짚은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는 그룹 차원의 안전보건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 공유로 시작됐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최근 ESG 경영체계 안에서 안전보건을 핵심 축으로 두고 있으며, 특히 제약·바이오 특유의 화학물질 취급, 클린룸 운용, 고압·저온 설비 등 복합 위험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번 협의체에서는 각 계열사의 안전관리 지표와 교육 수준, 설비 투자 현황 등을 함께 점검하며 기준 정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우수 사례를 공유한 세션이 주목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형사 책임까지 묻는 법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생산설비 자동화와 IT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법 시행 이후 각 사업장의 리스크 평가 체계와 안전보건 조직을 정비해 왔으며, 이번 협의체에서 실제 점검 사례와 개선 프로세스를 상세히 나눴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이 참여한 판결례 중심 세미나도 마련됐다. 최근 산업현장에서 선고된 중대재해 관련 판결과 행정처분 사례를 분석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 기록, 예산 편성, 안전 인력 배치, 위험성 평가 문서화 등 실무적인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교육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강화하고, 장비 투자와 안전 솔루션 도입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안전관리 기술과의 접점도 논의됐다. 제약 공장의 자동화 설비와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위험물 관리 시스템 데이터를 활용해 사고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방안, 안전교육 이수 현황과 작업자 위험행동 패턴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체계 등이 사례로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향후 AI 기반 예측 정비와 실시간 위험 감시 시스템으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고 본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미 환경·보건·안전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장 설계 단계부터 안전·환경 기준을 반영하는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법제 변화에 대응한 사후적 관리 중심이어서, 그룹 단위로 협력사까지 포함한 안전보건 협의체를 운영하는 사례가 아직 많지 않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시도가 공급망 전반의 안전 수준 제고와 국내 업계의 선제적 대응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측이 나온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협의체가 정보 전달을 넘어 그룹 전반의 안전보건 문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소통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정기적인 협의체 운영을 통해 현장 의견을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안전보건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과 같은 노력이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를 줄이는 것을 넘어, 제약·바이오 생산 품질과 글로벌 신뢰도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