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생각도 하지만 종북몰이 걱정"…이재명, 대북전단 의혹에 속내 드러냈다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논란과 이재명 대통령이 맞붙었다. 군이 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대북전단을 먼저 살포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외신 앞에서 북한 사과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국내 정치의 이념 대결을 우려하는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긴장 완화 방안에 대한 질의에 답하며 "북한에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자칫 소위 '종북몰이'나 정치적 이념대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어서 차마 말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은 국가 차원에서 북한에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지로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해당 질문이 나오자 "어떻게 제 마음을 속을 들여다보고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속을 들켰나 싶은 생각도 든다"고 언급해, 내부적으로는 사과 필요성을 고심해 왔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곧바로 "그냥 이 정도로 답변을 끝내겠다"고 덧붙이며 발언을 더 확장하지는 않았다.
이번 발언은 최근 군의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정치적 파장과 맞물려 있다. 이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에 대북전단 관련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군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게시글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이전에 국군이 먼저 대북 전단 살포 등으로 도발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인용한 뒤 "곳곳에 숨겨진 내란 행위를 방치하면 언젠가 재발한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 진영은 군의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론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 보수 진영은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사과를 거론한 점을 문제 삼으며 안보 프레임을 부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종북몰이'를 직접 언급한 대목은 향후 여야 공방의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 대통령이 외신 기자회견 자리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한 점에 비춰볼 때,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나 정책 전환으로 즉각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엑스를 통한 연속 발언과 외신을 상대로 한 문제 제기가 맞물리면서 군의 대북전단 살포 의혹은 국회와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국회는 관련 상임위원회를 통해 군의 대북전단 살포 의혹과 계엄 선포 명분 연관성에 대한 보고와 질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논란 확산을 고려해 군의 판단 경위와 법적·정책적 기준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검토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