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에이전틱 AI로 클라우드 고도화…LG CNS, AWS 기술 인증 획득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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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AI가 클라우드 기반 기업 IT 전환의 새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자동으로 연결해 실무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는 제약바이오, 유통, 제조 등 규제가 복잡하고 데이터가 방대한 산업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도구로 주목받는다. 업계는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협력을 선점한 기업이 차세대 AI 운영 환경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LG CNS가 아마존웹서비스의 AWS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을 획득해 국내 AX 시장에서 에이전틱 AI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LG CNS는 지난해 6월 AWS 생성형 AI 컴피턴시를 취득한 데 이어, 에이전틱 AI 분야 스페셜라이제이션까지 확보하며 AI 기반 클라우드 고도화 파트너 지위를 강화했다. AWS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은 AWS AI 컴피턴시 안에 새로 신설된 세부 인증으로, 에이전틱 AI 아키텍처 설계와 산업별 적용 역량을 검증 받은 파트너에게 부여되는 프로그램이다.

AWS 컴피턴시는 특정 기술·산업 영역에서 검증된 실적과 전문 인력을 갖춘 파트너를 선별하는 제도다. LG CNS는 앞서 데브옵스, 클라우드 전환, 보안 등 핵심 인프라 영역에서 컴피턴시를 확보해 왔으며, 이번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부터 상단 업무 애플리케이션까지 수직 통합된 AI 전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에이전틱 AI는 생성형 AI 모델 위에 업무 규칙, 데이터 접근 권한, 워크플로를 얹어 사용자의 지시를 실제 실행 단위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단순 답변 수준에 그치는 기존 챗봇과 달리,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동해 데이터를 조회하고, 분석하고, 문서를 작성하거나 승인 요청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한다. LG CNS는 AI 전략 수립, 데이터 파이프라인 설계, AI 모델 학습 및 배포 자동화 기능을 하나의 AX 프레임워크로 묶어 에이전틱 AI 도입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AWS 인증에서 핵심 평가 요소가 된 부분은 제약바이오와 유통 분야 고객 사례다. 두 산업 모두 규제와 표준이 엄격해 AI 도입에 신중한 편으로 꼽히는데, 실질적인 업무 시간 단축과 품질 개선 효과를 입증해 에이전틱 AI 실사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LG CNS는 국내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연간 품질평가 보고서 자동화 에이전틱 AI를 구축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제품별로 1년 단위 생산과 품질 데이터를 종합해 APQR을 작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는 품질경영시스템과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 등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지표를 검토하고, 규정 서식을 맞춰 보고서를 작성하는 작업이 반복된다. LG CNS는 각 시스템의 데이터를 표준화해 자동으로 취합하고, 유효성 검증 로직과 통계 분석 모듈을 결합한 뒤, 생성형 AI를 통해 보고서 초안을 자동 작성하는 에이전트를 구현했다. 이를 도입한 한 제약사는 APQR 작성에 소요되던 시간을 약 99퍼센트 줄여, 품질관리 인력이 고위험 배치나 공정 개선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유통과 프랜차이즈 분야에서는 사내 지식 검색과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한 에이전틱 AI 서비스가 대표 사례로 꼽혔다. F앤B 프랜차이즈를 위해 구축된 통합 에이전틱 AI는 매뉴얼, 공지, 계약 규정 등 사내 지식 데이터를 통합 색인해 직원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직무와 권한에 따라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요약 제공한다. 동시에 품의서 작성, 매장 수리 요청, 재고 관리 관련 문서 작성 등 반복 문서 작업을 도와주는 에이전트와 신제품 마케팅 이미지가 브랜드 가이드라인에 맞는지 검수하는 에이전트도 포함돼 있다. 결과적으로 매장 직원과 본사 담당자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AWS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가 에이전틱 AI를 차세대 경쟁 축으로 제시하며, 파트너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사 모두 생성형 AI 모델과 워크플로 자동화 도구를 묶은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으며, 대형 컨설팅사와 IT 서비스 기업들은 산업별 레퍼런스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LG CNS의 이번 스페셜라이제이션 취득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클라우드 생태계 안에서 에이전틱 AI 선도사로 포지셔닝하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에이전틱 AI 도입 확산에는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 규제 대응 역량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약바이오 영역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외 규제기관의 GMP, 데이터 무결성 요구를 충족해야 하며, 품질 관련 문서 자동 생성 시 책임 소재와 검증 절차가 명확히 정의돼야 한다. 유통과 금융, 공공 분야에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접근 권한 통제가 필수다. AWS 파트너 프로그램은 이런 보안 아키텍처와 규제 준수 체계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평가하는 만큼, LG CNS는 클라우드 보안 컴피턴시와 연계해 에이전틱 AI 구축 시 규제 리스크를 낮추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국내 AX 시장에서 에이전틱 AI 도입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와 물류, 금융 등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한 산업일수록 에이전틱 AI의 도입 효과가 크기 때문에, 각 산업별로 특화된 에이전트 설계와 도메인 지식 확보가 향후 경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이전틱 AI가 단순 상담 챗봇을 넘어 규제 문서와 품질 데이터까지 다루는 수준으로 확장되고 있어, 성공 사례를 얼마나 빠르게 축적하느냐가 시장 주도권을 가를 변수라고 말했다.

 

LG CNS는 글로벌 IT 학술대회 인폼스에서 발표한 채용 에이전틱 AI 사례에 이어 AWS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제약바이오와 유통 외에도 제조 스마트팩토리, 금융 리스크 관리, 공공 민원 처리 등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산업계는 이러한 에이전틱 AI가 실제 현장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안착해 규제와 책임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기술과 비즈니스, 제도의 균형을 맞추는 기업이 차세대 클라우드 AI 전환의 실질적인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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