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6%대 급락…LG에너지솔루션, 40만 원 지지선 시험대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6% 넘게 밀리며 40만 원 초반 지지선을 시험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이어진 박스권 흐름이 하단 붕괴 직전까지 밀려난 가운데, 전기차 수요 회복과 그룹 차원의 지분 매각 이슈가 맞물리며 투자자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부문의 성장 둔화와 ESS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단기 조정과 중장기 재평가 국면을 동시에 부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8일 장중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408,500원으로 전일 대비 6.74% 하락 중이다. 이날 주가는 시가 441,500원에서 출발해 장 초반 442,500원까지 올랐지만 곧바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저가 408,000원까지 밀렸다. 최근 한 달 동안 40만 원대 초반에서 44만 원대 사이를 오가던 박스권 흐름이 단번에 하단을 위협하는 양상이다. 7월 52주 최고가 527,000원을 기록한 뒤 완만한 하락 추세를 그리며 저점을 낮춰 온 가운데, 이번 급락으로 20일 이동평균선 안착에 재차 실패하면서 40만 원선 방어가 단기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8/1764311858650_900878083.jpg)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주가 하락을 이끄는 가운데 기관이 저점 매수를 시도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며 조정을 주도했고, 기관은 11월 26일 하루에만 11만 5,000주 이상을 사들이는 등 40만 원대 초반 구간에서 방어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주일 동안 외국인이 일부 거래일에서 순매수로 전환되기도 했지만, 이날과 같은 급락 국면에서는 다시 매도 강도가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이 구간에서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설 경우 약세가 심화되고, 기관 매수 유입 시 단기 반등이 강화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가총액 95조 5,890억 원으로 코스피 3위를 기록하며 2차전지 업종 내 절대적인 대형주로 분류된다. 다만 외국인 보유 비중은 4.68%로 삼성SDI 24.49%, 에코프로비엠 12.56%에 비해 현저히 낮다. 상장주식수는 2억 3,400만 주로 유통 물량이 적지 않지만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실제로는 유동성 흐름이 제한적인 특성이 있다. 영업이익률은 2%대로 떨어져 수익성 둔화가 뚜렷해졌으나, 주요 경쟁사와 비교해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방어 요인으로 꼽힌다. 동시에 주가순자산비율 PBR 5.44배 수준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성장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추가 조정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적과 재무 건전성을 놓고 보면 2024년 예상 매출액은 25조 원대, 영업이익률은 2.25% 수준으로 전망돼 전년 대비 수익성 둔화가 뚜렷한 상황이다. 다만 부채비율은 90%대, 유보율은 1만 5,000%를 상회해 자본여력이 두텁다는 평가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투자의견 매수 3.86점과 목표주가 572,905원을 제시하고 있어 현재가 대비 4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미 EV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는 흐름이 이어져, 목표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 축소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주가를 압박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북미 전기차 시장 수요 정체, 이른바 캐즘 장기화 우려다. 주요 증권사들은 북미 EV 판매 둔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제도 불확실성과 고금리 환경이 소비자 구매를 지연시키면서 전기차 침투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중기적으로는 2차전지 밸류에이션 전반에 조정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전기차 시장 변동성을 상쇄하기 위해 ESS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단행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ESS 전지사업부장을 전무로 승진시키고 관련 조직을 키운 조치는 ESS 사업을 본격적인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ESS 배터리 생산 능력을 기존 30GWh에서 50GWh 이상으로 늘리고, 오창 공장을 LFP 배터리 생산 기지로 전환해 2027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ESS와 LFP 확대가 수익 구조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실적 기여 시점에 시간차가 존재해 단기 주가 방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그룹의 밸류업 정책도 주가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했다. 그룹 상장사들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점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지주사 LG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80%대에서 7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오버행 우려가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유동성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매각 물량 부담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수급 불확실성이 주가 상단을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테마 측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대표주에 더해 ESS와 전력망 관련주로서의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계통 보강 이슈가 부각되면서 ESS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유입될 때 LG에너지솔루션도 동반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포착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북미 전기차 판매량과 IRA 정책 흐름이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트리거로 작용하고 있어, 전기차 수요 지표가 반등하기 전까지 테마성 급등세는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쟁사와의 비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수주 잔고와 생산 능력을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과 지분 매각 리스크가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과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시장 내 지배력을 무기로 내세우는 구도다. 전문가들은 향후 업종 전반이 반등 국면에 들어서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이 단기 탄력보다는 안정적인 추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향후 주가 전망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40만 원선 지지 여부를 최우선 체크 포인트로 제시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40만 원 지지가 이탈될 경우 직전 저점인 35만 원대까지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대로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ESS 수주 모멘텀 부각과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40만 원선을 방어하고, 다시 45만 원대 박스권 상단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기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북미 공장 가동률 회복과 ESS 매출 가시화가 추세 전환의 필수 조건으로 거론된다.
투자자들은 북미 전기차 수요 지표와 LG그룹 지분 매각 일정에 따른 수급 충격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미국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IRA 보조금 제도가 조정될 수 있는 만큼, 대형 정치 이벤트와 정책 불확실성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와 ESS 사업 성장 궤적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재평가 시점과 강도가 좌우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