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 커뮤니티로 묶는다”…카카오, 실시간 상담으로 플랫폼 확장
메신저 기반 커뮤니티가 정보 탐색과 상담의 창구로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커뮤니티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옾챗상담소 캠페인을 통해 이용자와 전문 크리에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며, 대화형 정보 소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메신저 트래픽을 단순 대화에서 지식·상담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향후 플랫폼 경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4일 이용자와 전문 크리에이터가 카카오톡 오픈채팅 커뮤니티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참여형 캠페인 옾챗상담소를 12월 한 달간 총 4회 진행한다고 밝혔다. 법률, 건강, 재테크, 우주과학 등 이용자 관심도가 높은 네 개 분야를 선정해 매 회차별로 다른 전문가를 초청하는 방식이다.

옾챗상담소는 카카오톡 내 오픈채팅 커뮤니티 기능을 실험적인 상담·지식 공유 채널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픈채팅 커뮤니티는 개별 채팅방에 직접 입장하지 않고도 다양한 대화를 피드 형태로 훑어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기존 일대일 또는 소규모 단톡방 중심이던 메신저 사용 패턴을 대규모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형태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반영된 서비스로 평가된다.
첫 회차는 12월 4일 저녁 7시 양태영 변호사가 참여하는 법률 상담소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법률 상식부터 드라마 속 변호사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대중과 접점이 넓은 주제를 중심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9일에는 의료 콘텐츠 크리에이터 닥터프렌즈 우창윤이 참여해 생활 속 건강 고민을 주제로 이용자와 소통한다.
11일에는 재테크 분야를 주제로 머니코믹스 알렉스와 니니가 주식, 암호화폐, 부동산 투자 등 자산관리 전반에 대한 대화를 이끈다. 16일에는 우주 과학 크리에이터 코스모스웩이 지구와 우주를 주제로 과학 콘텐츠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낼 계획이다. 모든 라이브는 각 회차별로 오후 7시에 시작되며, 사전에 개설된 오픈채팅 커뮤니티에서 동시 진행된다.
접근성 강화 전략도 눈에 띈다. 각 채팅방 참여 링크는 카카오 공식 인스타그램과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사전 공지되며, 별도 회원가입이나 신청 절차 없이 링크를 통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과 외부 소셜 채널을 연동해 유입을 넓히는 구조로, 플랫폼 간 트래픽 순환을 노린 구성이기도 하다.
참여 유도 장치로는 라이브 채팅 내 우수 참여자 보상 프로그램을 택했다. 각 회차 종료 시 크리에이터가 가장 인상 깊게 소통한 이용자 1명을 선정해 주제에 맞는 선물을 제공한다. 선물 구성은 법률편 액막이 명태 방향제, 건강편 혼합 12곡 2킬로그램, 재테크편 슈퍼 골드 머니건, 우주과학편 달 LED 무드등으로 꾸며 이벤트성을 높였다. 당첨자는 당일 해당 오픈채팅방에서 바로 발표된다.
이번 캠페인의 기반이 되는 오픈채팅 커뮤니티 서비스는 카카오가 최근 중점적으로 확장하는 기능이다. 개별 채팅방의 폐쇄성을 완화하고, 주제별 핫이슈를 실시간 인기 대화 피드와 무한 스크롤 구조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계해 정보 탐색형 커뮤니티에 익숙한 MZ세대의 사용 패턴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자는 피드를 스크롤하는 것만으로 현재 가장 활발한 대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대화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오픈채팅 커뮤니티에 적용된 댓글 기능은 다양한 주제가 한 채팅방에서 뒤섞이며 대화 흐름이 끊어지는 현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정 메시지에 스레드 형태로 의견을 이어갈 수 있어, 같은 방 안에서도 여러 개의 세부 주제별 대화가 병렬적으로 유지되는 구조다. IT 업계에서는 이 같은 스레드형 댓글 도입이 메신저와 커뮤니티 서비스의 경계를 허무는 핵심 요소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옾챗상담소가 단기 이벤트를 넘어, 관심사 기반 지식 공유와 전문가 매칭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메신저 내에서 법률, 건강, 재테크 등 일상 생활 밀착형 상담 수요를 직접 흡수할 수 있다면, 향후 유료 구독 상담 모델이나 기업 브랜디드 콘텐츠와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메신저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디스코드, 텔레그램 등이 게임, 투자,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카카오톡의 관심사 커뮤니티 전략도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옾챗상담소가 이용자들이 평소 관심 있던 전문 분야에 대해 부담 없이 지식을 얻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채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관심 있는 정보를 카카오톡 안에서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카카오의 실시간 상담형 커뮤니티 실험이 향후 메신저 플랫폼의 수익 구조와 이용 행태를 어디까지 바꿀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