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140선 회복…개인·기관 매수에 경기 민감주 중심 강세

김소연 기자
입력

12일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강세와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4,140선을 회복하며 상승 출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장 초반 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하면서,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를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나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증시의 기록 경신과 인공지능 AI 관련 조정 이후의 매수 기회가 맞물리며 단기 반등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 2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62포인트 0.77 퍼센트 오른 4,142.24를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21포인트 0.32 퍼센트 높은 4,123.83에서 출발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초 전 거래일보다 0.1원 내린 1,472.9원에 시작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주식시장 위험 선호를 뒷받침하고 있다.

코스피 4,140선 회복…미국 증시·저가 매수에 상승 출발
코스피 4,140선 회복…미국 증시·저가 매수에 상승 출발

수급 측면에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212억 원, 기관이 892억 원 규모를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날 들어 1,131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로 돌아섰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이를 상쇄하는 구도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47억 원, 2,474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2,542억 원을 순매도하며 현·선물에서 서로 다른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주요 지수가 엇갈린 가운데에서도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6.26포인트 1.34 퍼센트 오른 48,704.0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14.32포인트 0.21 퍼센트 상승한 6,901.00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60.30포인트 0.26 퍼센트 떨어진 22,593.86으로 장을 마쳤다. AI 산업 거품 논란 여파로 미국 기술주가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줄었고 금융과 산업재 등 경기 민감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점이 특징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반영되며 시가총액 상위 주도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오전 장에서 0.47 퍼센트 오른 10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SK하이닉스도 1.24 퍼센트 상승한 57만2,0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0.18 퍼센트, 현대차가 1.02 퍼센트, 두산에너빌리티가 1.03 퍼센트, HD현대중공업이 0.18 퍼센트 오르는 등 대형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46 퍼센트 하락세를 기록하며 2차전지 대표주로서 차별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 업종이 2.47 퍼센트 오르며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와 가스 업종도 2.21 퍼센트 상승했고, 금속 업종이 1.51 퍼센트, 전기와 전자 업종이 0.82 퍼센트 오르는 등 통상 경기 순환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가 두드러진다. 반면 경기 방어주 성격이 강한 보험 업종은 6.43 퍼센트 급락했고, 제약 업종도 0.16 퍼센트 내리는 등 일부 방어 섹터는 차익 실현성 매물이 출회되며 약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AI 조정 이슈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전통 산업으로 수혜가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가 국내외 증시에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현재 AI 업계는 그야말로 왕좌의 게임 구도에 놓여 있다며 최종 승자가 누구인지는 불확실하지만,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다른 산업으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AI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과 별개로, 금융·산업재·제조업 등 실물 기반 업종의 디지털 전환 가속이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대표주를 둘러싼 단기 수급 변수도 부각되고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오라클발 악재에도 장중 낙폭을 줄인 미국 증시 흐름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브로드컴 효과 등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주도주의 수급에 일시적인 불확실성이 발생했지만, 이를 주가 고점 신호로 해석하는 접근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시장에서는 투자경고 지정이 단기 과열 신호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AI 서버 수요 개선 등 펀더멘털 요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우세한 편이다.

 

중소형주와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도 반등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6포인트 0.20 퍼센트 오른 936.50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장 초반 전장 대비 0.65포인트 0.07 퍼센트 내린 933.99에서 출발했지만 곧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42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뒷받침하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4억 원, 63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주요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는 0.71 퍼센트, 에이비엘바이오는 1.73 퍼센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28 퍼센트 각각 상승하고 있다. 반면 알테오젠은 3.64 퍼센트 하락했고, 에코프로비엠은 0.06 퍼센트 내리며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어, 2차전지와 바이오, 로봇 등 성장주의 등락이 종목별로 엇갈리는 양상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도 미국 기술주 변동성과 AI 관련 뉴스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에 따라 단기 등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개인의 차익 실현·저가 매수 수요가 맞물리며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향후 국내 증시 방향성은 미국 물가 지표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글로벌 IT 업황과 AI 투자 사이클 등 대외 변수에 상대적으로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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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삼성전자#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