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폭발물 설치 글 올라와”…카카오 본사 긴급 대피 사태

임태훈 기자
입력

국내 대표 IT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제주 본사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온라인 글이 올라오면서 18일 오전 건물이 전면 대피하고 경찰과 군, 소방당국이 대규모 수색에 나섰다.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물리적 위협을 동반한 보안 리스크가 IT 기업 업무 인프라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물리 보안과 재택 인프라를 결합한 위기 대응 체계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제주경찰청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1분께 카카오 측은 제주 본사와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 아지트 등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글을 인지하고 신고했다. 글 작성자는 스스로를 학생이라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으며, 제주 제주시 영평동 소재 본사와 판교 아지트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이 게시된 구체적인 온라인 매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신고를 접수한 제주경찰청은 특공대와 형사 인력을 투입해 건물 내부 수색을 진행했고, 군 당국은 폭발물처리반을 급파했다. 소방당국도 현장에 대기하며 인명 피해 가능성에 대비했다. 오전 10시56분 기준으로 제주 본사 및 별관, 직장어린이집 등 주변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한 1차 수색에서 폭발물 관련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카카오 제주 본사에서는 직원 110여 명이 모두 긴급 대피 조치됐다. 회사 측은 안전을 고려해 이날 당일 업무를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IT 기업 특성상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와 원격 접속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어 업무 공백은 최소화될 수 있는 구조지만, 실제 사무 공간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며 사업 연속성에 물리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번 사건은 데이터 보안과 사이버 공격 대응에 초점을 맞춰온 IT 업계에서 물리적 위협에 대한 대비 체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마련돼 있는지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본사와 주요 개발거점이 동시에 언급된 만큼, 향후 대형 IT 기업을 겨냥한 유사 위협이 반복될 경우 업무 인프라 보호와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한 통합 보안 전략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수사 당국은 게시글 작성 경위와 실제 폭발물 설치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산업계는 일단 큰 피해 없이 상황이 정리되더라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IT 인프라와 인력이 집중된 거점에 대한 물리 보안 강화 움직임이 더 확산될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임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카카오#제주경찰청#제주소방안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