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1%대 상승·코스닥 약세 엇갈려…천일고속 상한가에 모빌리티 테마 강세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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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국내 증시가 코스피 강세와 코스닥 약세로 갈라지는 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코스닥은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며 단기 조정 양상이 뚜렷해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금리·환율 변수와 수출 회복 흐름이 맞물리며 지수보다는 업종·테마별 대응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시황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29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오른 3,965.69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917.08로 약세를 보이며 대조적인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코스피에서 개인이 2,939억 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01억 원, 1,38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1,451억 원 순매수로 저가 매수에 나서지만 외국인이 1,716억 원 순매도로 대응하며 단기 수급 부담을 키우는 구조다.

[표] 12월 2일 증시 시황
[표] 12월 2일 증시 시황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이날 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증시는 일본은행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을 내놓고, 중국 인민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불법 금융 활동으로 규정한 여파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 시사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고,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움직임은 위험 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해외 금리·환율 환경 변화는 국내에서도 외국인 매매 동향을 요동치게 하며, 장 초반 원화 약세와 금리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11월 국내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코스피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민감 업종과 정책 수혜 기대 업종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단을 열고 있다는 해석이다. 도로와철도운송 업종이 5%대 급등하며 업종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자동차와 전기장비, 은행 업종도 2∼3%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업종은 수출 호조와 모빌리티 산업 성장 기대가 결합되며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전기유틸리티와 기타금융 등 실적 기반이 비교적 안정적인 업종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지수 하방을 받치고 있다.

 

IT 대표 업종인 반도체와반도체장비 역시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반도체 수출 회복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방송과엔터테인먼트 업종도 콘텐츠 수요 회복 기대가 주가에 서서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성장주 중심 업종에서는 외국인 매물 부담이 겹치며 제한적인 등락에 그치고 있어, 업종 간 온도 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민감 업종과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주 쏠림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테마별로는 자동차 대표주가 5% 이상 오르며 시장을 강하게 이끌고 있다. KG모빌리티와 HL만도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모빌리티 관련 종목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됐다. 해운 테마에서는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나란히 3%대 오름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운임 지표 개선 기대를 반영했다. 은행 테마 역시 우리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3% 이상 반등하며 외국인 수급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조선, 유리 기판, 전선, LNG 관련 테마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며 정책, 경기, 수출 모멘텀을 고루 흡수하는 흐름이다.

 

공모주 기대감이 반영된 스팩 섹터도 눈에 띈다. 2025년 하반기 신규상장 기대 테마로 묶이는 미래에셋비전스팩9호와 삼성스팩12호가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기 모멘텀성 수급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자금이 이벤트성 종목으로 몰리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실적이나 펀더멘털 기반이 약한 테마주의 경우 조정 시 낙폭이 커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코스피 개별 종목 중에서는 천일고속이 대표적인 강세주로 부상했다. 천일고속은 이날 오전 307,000원까지 치솟으며 29.81% 급등, 상한가에 진입한 유일한 종목이 됐다. 최근 교통·운송 업종 전반의 강세와 실적 개선 기대가 겹치면서 단기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로 해석된다. 동양고속도 25%대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고, 세기상사와 KG모빌리티,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 모빌리티·운송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업종 전체의 랠리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와 산일전기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자동차·전기장비 업종의 상승 기조를 재확인시켰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중소형주의 탄력적인 개별 종목 장세가 두드러진다. 미래에셋비전스팩9호는 4,335원까지 올라 상한가에 안착했고, 아이비젼웍스와 삼성스팩12호 역시 29%대 급등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에이비온과 카티스, 더라미 등 중소형 성장주는 15∼22%대 급등세를 보이며 기술주와 이벤트주의 모멘텀을 키우고 있다. 태성, 링크솔루션, 텔콘RF제약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바이오, IT, 부품 등 다양한 업종에서 매수세가 분산적으로 유입되는 양상이다. 외국인 매도 압력이 이어지지만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와 특정 테마 중심 수급이 맞물리며 종목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련 관심을 모았던 상장지수펀드도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ETF인 KODEX 200은 56,290원으로 1.29% 상승해 코스피 대형주의 강세를 반영했고, KODEX 200TR도 1.30% 오른 20,215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KODEX 코스닥150은 15,960원으로 1%가량 하락하며 코스닥 지수의 약세를 그대로 담아냈다. ETF 시장 전반에서도 대형주 중심 강세와 중소형주 혼조라는 시황 구조가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연말로 갈수록 글로벌 금리와 환율의 안정 여부가 국내 증시와 ETF 수익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의 정책 변화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국내 수출과 실적 흐름이 개선되는지 여부가 중기적인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통화정책 회의 결과와 국내 수출 지표, 환율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대형주 중심 수급 우위와 중소형주 종목 장세가 당분간 병행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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