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엔터테크 갤럭시코퍼레이션, 유니콘 등극 주목

한지성 기자
입력

인공지능 기반 엔터테크 비즈니스가 K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드래곤 소속사로 알려진 갤럭시코퍼레이션이 기업가치 1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이른바 유니콘 반열에 오른 것이다. AI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대규모 자본을 끌어낸 첫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엔터테크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9일 이달 진행된 프리 기업공개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2023년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던 몸값을 2년 만에 두 배로 끌어올린 셈이다. 회사 측은 지드래곤 영입 이후 글로벌 인지도와 IP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AI 기반 엔터테크 플랫폼의 성장성을 시장에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리 IPO 라운드에는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벤처투자, 엔베스터 등 주요 금융사가 참여했고, 해외에서는 대만 반도체 상장사 에이데이터와 홍콩 증시 상장사 스타플러스 레전드홀딩스가 자금을 집행했다. 투자사들은 전량 보통주로 참여해 장기 성장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콘텐츠가 아닌 AI 기술 결합형 엔터테크 기업에 글로벌 반도체·금융 자본이 직접 투자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미디어, 지식재산, 커머스, 테크 등 4개 축을 묶은 엔터테크 포트폴리오를 내세우고 있다. 연예인과 IP를 활용해 가상 캐릭터, 디지털 휴먼, 팬 커뮤니티 분석, 추천형 커머스 등을 전방위로 확장하는 구조다. 회사는 AI 기술을 활용해 IP의 활용 범위를 방송과 공연을 넘어 글로벌 팬덤 플랫폼과 커머스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술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과의 공동 연구개발과 엔터테크 연구소 설립도 진행했다. 양측은 콘텐츠 제작 과정에 AI 영상 합성, 음성 합성, 시청자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런 연구 협력이 향후 AI가 예능, 리얼리티, 음악 예능 제작 과정 전반에 투입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그동안 방송과 온라인 플랫폼을 넘나들며 실전 제작 경험을 축적해왔다. 지상파 예능 1박 2일, 음악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영된 피지컬 100 시즌2 언더그라운드 등 주요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경험이 시청 패턴과 팬덤 반응 데이터를 AI 모델에 학습시키는 데 직접적인 자산이 된다고 설명한다.  

 

시장에서는 갤럭시코퍼레이션이 확보한 자금을 AI 엔터테크 플랫폼 고도화와 해외 진출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본다. 특히 지드래곤과 같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아시아, 북미, 유럽 등에서 AI 기반 팬 경험 서비스를 전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팬덤 데이터 분석과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실시간 인터랙션 기술을 결합하면 기존 엔터사가 따라가기 어려운 서비스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빅테크와 메이저 엔터사가 AI와 콘텐츠 융합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가상 아이돌, AI 작곡, 자동 영상 생성 기술을 앞세운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유니콘 지위를 확보하며 선두 주자로 부상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내재화 속도와 글로벌 파트너십이 성패를 가를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1989년생인 최용호 대표는 이번 라운드로 국내 최연소 유니콘 기업 대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1000억원 이상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마무리한 만큼 내년 상장을 목표로 구체적인 일정과 구조를 검토 중이다. 산업계는 AI 기반 엔터테크 모델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과 이익으로 검증될지, 그리고 전통 엔터 산업 구조를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갤럭시코퍼레이션#지드래곤#최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