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대 급락하며 4,000선 이탈…AI 거품론에 중국 지표 부진까지 겹쳤다
코스피가 인공지능 AI 산업 거품 논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미국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가 겹치며 16일 장중 4,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투자자들은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대외 불확실성을 동시에 의식하며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9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4.36포인트 2.31퍼센트 떨어진 3,996.23을 기록했다. 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2.73포인트 0.07퍼센트 오른 4,093.32에 출발했으나 개장 직후 하락 전환해 4,020선까지 밀렸다. 이후 한동안 횡보하던 코스피는 오후 2시 30분을 전후해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낙폭을 추가로 키웠고, 결국 4,000선이 무너지며 투심이 한층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 관련 산업 전반의 주가 수준이 과도하다는 거품 논쟁이 확대되는 점을 이날 급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AI 테마를 중심으로 한 성장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회됐다는 해석이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주를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으며 관망세를 강화하는 태도를 보였다.
대외 환경도 국내 증시 약세를 부추겼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실물 지표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중국 수요 위축이 한국 기업의 수출과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번졌고, 국내 증시의 매수세를 제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증시 부진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09퍼센트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앤피500지수는 0.16퍼센트 내렸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0.59퍼센트 떨어지며 상대적으로 큰 조정을 받았다. 미국 기술주의 약세는 국내 AI 및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오후 3시 9분 기준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3.22포인트 2.47퍼센트 하락한 915.61을 기록하며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2퍼센트대 낙폭을 보였다. 성장주와 중소형 기술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지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미국에서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반대로 물가 압력이 재차 확인될 경우 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커지며 글로벌 증시 전반의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국과 시장은 추가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