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후 지표에 의존할 수밖에”…뉴욕증시 약세, 미·유럽 동시 통화정책 주시
현지시각 기준 15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경제지표들이 이번 주 연달아 발표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중앙은행의 동시 금리 결정이 예정된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지시각 기준 15일 오전 10시 30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16포인트(0.23%) 하락한 4만8,348.8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68포인트(0.30%) 떨어진 6,806.73,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159.04포인트(0.69%) 낮아진 2만3,036.13에 거래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고용·물가·소비 관련 지표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12월 FOMC를 마친 연준이 추가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가운데,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각종 지표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해진 상황이다.
먼저 16일에는 10월과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11월 실업률, 10월 소매판매 통계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시장은 이들 지표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과 노동시장 열기를 재점검하며,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시점과 속도를 가늠하려 하고 있다.
연준은 12월 FOMC를 통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지만,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데이터 의존적인 접근을 재차 강조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와 고용 지표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지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거나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 일정도 겹치며 글로벌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영국(UK)의 잉글랜드은행(BOE), 유로존의 유럽중앙은행(ECB), 일본(Japan)의 일본은행(BOJ)이 일제히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어, 각국이 긴축 또는 완화 기조를 어떻게 조정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히 ECB의 물가 대응 기조와 BOJ의 초완화 정책 수정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성장 둔화 사이의 균형이 과제로 떠오른 반면, 일본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정책과 수익률곡선제어(YCC) 완화 가능성이 글로벌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업종별로는 기술, 통신, 에너지 관련 종목이 약세를 보이며 뉴욕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성장주에 민감한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밀린 것도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금융주와 소비재 업종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일부 완충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레저·호텔 관련주가 증권사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라스베이거스샌즈와 매리어트인터내셔널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각각 2.15%, 1.66%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매리어트의 경우 고급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고, 라스베이거스샌즈에 대해서는 마카오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이 주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진 소프트웨어 업종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 서비스나우는 사이버 보안업체 아미스를 70억 달러 규모로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대형 인수 추진에 따른 비용 부담과 통합 리스크가 단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신호도 일부 종목에 부담을 줬다. 중국의 1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통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알리바바 주가는 3% 이상 떨어졌다. 중국 지표 부진은 글로벌 수요 감소와 신흥국 성장 둔화 우려를 자극하며, 미국(USA) 증시 내 중국 관련 수혜주 전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흐름을 보면, 유럽 주요 지수는 미국과는 반대로 강세를 보였다. 유로존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보다 0.32% 오른 5,739.23에 거래됐다. 국가별로 프랑스(FR)의 CAC40 지수는 0.80%, 독일(DE)의 DAX 지수는 0.10% 상승했고, 영국의 FTSE100 지수는 1.15% 오르며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유럽 시장에서는 미국보다 앞서 긴축 사이클의 정점 통과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원유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며 위험자산 전반의 혼조 양상을 뒷받침했다. 같은 시각 근월물인 2026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89% 낮은 배럴당 56.93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조정과 더불어 주요 경기 지표 발표를 앞둔 관망 심리가 겹치면서, 원자재와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된 모습이다.
글로벌 온라인 브로커리지 캐피털닷컴의 다니엘라 해선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이번 주 발표될 노동시장 관련 지표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선 애널리스트는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데이터가 나온다면,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 금융시장은 이번 주 미국 고용·물가 지표와 함께 BOE, ECB, BOJ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을 종합해 내년 통화정책 경로를 그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발표 일정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관망 기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향후 통화정책의 실제 이행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