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한가 직행한 아이진…유상증자 불확실성 해소에 책임 경영 부각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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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불확실성 해소와 최대주주의 책임 경영 카드가 맞물리며 아이진 주가가 상한가로 직행했다. 16일 오후 증시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 완료 소식에 투자 심리가 급반전하는 양상이 나타나며, 바이오 벤처 중심의 단기 수급 장세가 재점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재무 리스크가 일단락된 가운데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의 가시성이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아이진은 전 거래일보다 29.78퍼센트 급등한 2,375원을 기록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전일 8만 주 수준에 그쳤던 거래량은 이날 장중 146만 주를 넘어서며 1,700퍼센트 이상 폭증했다. 최근 1,800원대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하던 주가는 장 초반부터 매수 물량이 몰리며 곧바로 상한가에 안착했다. 단기간에 5일선, 20일선, 60일선을 동시에 돌파하는 장대 양봉을 기록하면서 기술적으로도 강한 상승 신호가 포착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이진[1854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아이진[18549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226억 원 규모 유상증자 성공이다. 시장에선 이번 자금 조달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 등 재무 건전성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최대주주인 한국비엠아이가 배정 지분의 120퍼센트를 초과 청약하며 실질적인 자금 납입을 주도한 점이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가 희석 우려로 악재로 인식되지만, 최대주주가 책임 경영 의지를 수치로 보여주면서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강한 손바뀜 현상이 관찰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창구를 통해 각각 28만 주가 넘는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한가 진입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11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분율을 1.1퍼센트대까지 낮췄지만, 이날 상한가와 함께 대량 거래가 터지면서 기존 저가 매물 상당 부분이 소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닥권 구간에서 동반된 거래량 급증은 추세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읽힌다.

 

아이진의 몸집이 작다는 점도 등락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이진은 코스닥 시가총액 1,105위 수준으로, 상장주식수 약 2,700만 주, 시가총액 640억 원 안팎에 머무는 소형주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동종 바이오 대형주가 수조 원대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유통 물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다.

 

다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2024년 3분기까지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매출도 30억 원대에 그치는 등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잠식 우려는 어느 정도 덜어냈지만, 실적 턴어라운드가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현재 주가는 기대감에 기반한 재평가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PBR이 약 1.43배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실적 가시성이 동반되지 않으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부각될 여지도 존재한다.

 

회사가 보유한 연구개발 모멘텀은 중장기 주가 변수로 꼽힌다. 아이진은 의약품 도매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지만, 수막구균 4가 백신 EG-MCV4 임상 2상 투여를 마치고 2026년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여기에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 등 정부 주도 국책 과제 수주 기대감과 보툴리눔 톡신 사업화 계획이 맞물리며 바이오 벤처 특유의 성장 스토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구개발 진행 상황과 규제 허가 일정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 경우 체질 개선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기 수급 측면에서는 상한가 잔량이 두텁게 쌓인 만큼 다음 거래일 장 초반까지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된다. 다만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수요가 출회될 경우 조정 폭도 커질 수 있어, 시장에서는 당분간 2,000원대 가격대가 지지선으로 작용하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대량 거래 이후 지지선이 유지되면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거래량 급감과 함께 가격이 밀릴 경우 단기 피크로 판정될 수 있다는 경계론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가 구조적 실적 개선보다는 재무 리스크 완화와 소형주 특유의 수급 장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바이오 업종 특성상 임상 결과, 국책 과제 선정 여부, 기술 이전 계약 체결 등 개별 이슈에 따라 주가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추격 매수 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손실 위험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향후 아이진 주가는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이 연구개발과 사업화 성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임상 진행 상황, 수익 구조 다변화 속도,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며 옥석 가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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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진#한국비엠아이#eg-mcv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