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에 안긴 가을”…제천 호반에서 만나는 고요한 휴식과 여정
가을이 깊어질수록 청풍호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멀고 낯선 풍경이었다면, 지금은 고요한 물길과 산의 품에서 쉬어 가는 일이 제천 사람들의 일상이자, 타지에서 온 여행객들에게도 특별한 순간이 됐다.
제천의 푸른 호수, 청풍호를 유유히 가르는 유람선 위에는 나이 지긋한 부부부터 어린이와 반려견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SNS에는 청풍호유람선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과 선장의 해설에 귀 기울인 후 남기는 감상글들이 연달아 올라온다. 유람선은 옥순봉, 구담봉, 월악산 등 산수화 같은 풍경을 한눈에 담게 해줘 호평을 얻고 있다. 실제로 유람선은 40년 무사고라는 기록도 자랑거리다. 최근엔 휠체어도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접근성을 높였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해 가족단위 방문객도 많아지는 추세다.

숲 속의 캠핑장도 인기다. 가마실 오토캠핑장은 잘 관리된 시설 덕분에 낚시를 즐기며 한가로이 쉬려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깨끗한 화장실과 온수, 개수대 등 편의시설이 아늑한 여유를 더한다.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의 한 끼, 밤공기를 가르며 나누는 속삭임이 평소와는 다른 휴식을 선사한다.
정방사의 절벽 산사도 놓치기 아쉽다. 능강리로 향하는 산길에선 가벼운 트래킹을 겸할 수 있고, 단풍이 드리운 경내에선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 경험을 한다. “사찰을 나서고 나면 마음이 전보다 맑아진다”고 한 방문객은 표현했다.
숲에 둘러싸인 덕동골캠핑장에선 조용한 오후가 흘러간다. 소란 대신 매너 타임이 지켜지며, 자연의 소리와 상쾌한 공기에 일상의 피로가 풀린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조용히 머물다가 돌아오니 오래간만에 나를 돌아보게 된다”, “물 좋고 산 공기 그득한 곳, 반복해서 찾고 싶어진다”는 말들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치유와 사색, 그리고 가족 추억을 만드는 가장 좋은 계절이 바로 ‘가을 제천’이라고 말한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시간의 결을 달리 느끼는 사람들, 그 속에 자신만의 의미를 더해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청풍호를 품은 제천의 가을은 지금, 온전한 쉼과 새로운 여행의 리듬이 만나는 곳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