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모가 2배 뚫은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우주 테마 기대감에 상장 첫날 130 폭등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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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주가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의 두 배를 훌쩍 넘기며 코스닥 시장에 강한 첫인상을 남기고 있다. 700대 1에 달한 청약 경쟁률과 2조 5,000억 원 규모 증거금이 실제 매수세로 이어지면서, 우주 산업 성장성과 정책 수혜 기대가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되는 양상이다. 다만 현재 적자 기조와 높은 밸류에이션, 상장 직후 대량 매도 가능성 등 구조적 리스크도 동시에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17분 기준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주가는 공모가 1만 6,500원 대비 130.00 상승한 3만 7,950원에 거래 중이다. 시초가는 3만 4,000원에서 형성됐으며, 개장 직후 매수 주문이 몰리며 장중 한때 4만 원을 터치해 공모가 대비 142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장 17분 만에 거래량이 780만 주를 넘어서면서 상장 주식 수 약 1,153만 주의 상당 부분이 이미 한 차례 이상 손바뀜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47834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47834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급등 배경에는 국내 초소형 위성 분야에서 드문 ‘풀스택’ 기술 보유 기업이라는 희소성이 자리 잡고 있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위성 설계와 제작은 물론 발사 운용,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갖췄다. 자체 개발 위성 ‘옵저버-1A’ 발사 성공과 지자체 협력 프로젝트 ‘경기샛-1’ 등이 가시화되며, 단순한 테마성 기대를 넘어 실제 사업 기반을 갖춘 우주 기업이라는 평가가 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우주 경제 로드맵을 내세운 가운데 글로벌 ‘뉴스페이스’ 산업 성장세가 맞물린 점도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

 

수급 면에서는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세부 수급 데이터는 장 초반이라 아직 뚜렷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상장일 특유의 제한된 유통 물량을 둘러싸고 매도·매수 세력 간 단기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거래량이 이미 유통 물량 상당 부분에 근접한 만큼, 장 중반 이후에는 단기 차익 실현 매물과 추가 유입 수급의 힘겨루기 양상이 뚜렷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한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의 시가총액은 약 4,376억 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16위권에 해당한다. 동일 업종 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등 방산 대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긴 호흡의 투자처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위성이라는 틈새 시장에 특화된 중소형 성장주 성격이 강하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2.51 수준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집 탓에 주가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실적 측면에서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간 괴리가 뚜렷하다. 2023년 매출액은 16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4년에는 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3년 -30억 원에서 2024년 -44억 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 발사와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비용을 끌어올린 결과로 해석된다. 2024년 12월 분기 예상 매출이 37억 원으로 잡혀 있어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가 예상되지만, 단기간 흑자 전환보다는 시장 점유율 확대와 레퍼런스 확보에 방점이 찍힌 사업 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주가가 향후 ‘기술적 해자’와 ‘고평가 논란’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초소형 큐브위성 시장 자체의 진입 장벽이 높고 스페이스X 등 글로벌 발사체 기업들의 비용 절감 기조가 맞물리면서, 중장기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는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회사가 5년 내 100기 이상 위성을 운용하겠다는 공격적인 계획을 내놓은 점도 성장성 베팅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미래 추정 순이익을 기반으로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도는 50배 이상 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해 밸류에이션을 매긴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과 동시에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전체 주식의 30 안팎에 달하고, 기관 투자자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낮아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언제든지 쏟아질 수 있는 구조라는 점도 변수다. 특히 상장 첫날 이미 공모가의 두 배를 넘어선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초기 투자자의 엑시트 욕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 전략 측면에선 보수적 접근이 권고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시초가 3만 4,000원이 지지선 역할을 하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 가격대가 무너질 경우 실망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되며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상방에서는 장중 고점 4만 원을 돌파해 안착하는지가 추가 상승 추세 전환의 분수령으로 언급된다. 현재 구간은 펀더멘털보다 수급과 기대감이 우세한 가격대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어, 추격 매수보다는 장중 변동성이 완화되고 지지 구간이 확인된 이후 진입을 모색하는 전략이 무리 없는 선택지로 거론된다.

 

오버행 이슈와 변동성 리스크도 주요 경계 요인이다. 기관 확약 물량 비중이 낮아 상장 초기 대형 매도 물량이 주가를 제약할 소지가 크고, 우주 산업 특성상 프로젝트 지연이나 발사 실패 등 예기치 못한 변수에 따른 뉴스 변동성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분할 매수, 손절 기준 설정 등 리스크 관리 원칙을 우선해 단기 ‘상장 효과’에 휘둘리지 않는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향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주가 흐름은 우주 산업 성장성에 대한 기대와 실적 개선 속도의 간극, 그리고 기관·외국인 수급 변화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단기 상장 특수 이후 재무 지표와 수주 성과가 어느 수준에서 현실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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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코스닥#우주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