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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디스플레이페이스ID”…애플, 풀스크린 아이폰18로 승부수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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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디스플레이 얼굴 인식 기술이 스마트폰 디자인 패러다임을 다시 바꾸려 하고 있다. 애플이 내년 출시가 거론되는 아이폰18 프로 라인업에 화면 아래로 숨긴 페이스 ID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아이폰 전면을 규정해 온 상단 검은 영역이 대폭 축소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2나노미터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가변 조리개 메인 카메라, 자체 설계 모뎀까지 더해지며, 하드웨어 전반에서의 세대 전환이 예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폼팩터 혁신 경쟁과 모바일 칩 자립 전략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맥루머스 등 해외 IT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6년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 맥스에 언더 디스플레이 페이스 ID를 처음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2017년 아이폰 X에서 노치 형태로 도입된 이후, 2022년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에서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진화한 전면 상단 영역을 다시 한번 구조적으로 바꾸는 시도다. 기술 개발 상황을 감안할 때 일반 모델보다 프로 라인업에 우선 적용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언더 디스플레이 페이스 ID는 적외선 카메라와 도트 프로젝터 등 얼굴 인식에 필요한 센서를 OLED 패널 아래로 배치하는 구조다. 평소에는 일반 픽셀과 동일하게 동작해 영상이나 텍스트를 표시하다가, 잠금 해제나 결제 인증 등 보안 기능이 작동할 때만 해당 영역 픽셀이 투명 상태로 전환되며 센서가 얼굴 데이터를 읽어들이는 방식이다. 기존처럼 화면 위에 별도의 검은 섬을 두지 않고도 동일한 수준의 생체 인식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다이내믹 아일랜드처럼 소프트웨어로 시각적 활용을 덧입히는 수준을 넘어, 하드웨어 배치를 재구성함으로써 물리적 차원의 화면 활용 면적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면 카메라까지 완전히 화면 아래로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기술은 아직 성숙 단계에 다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를 투과하는 디스플레이 위에 위치한 카메라 특성상, 빛 손실과 해상도 저하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아이폰18 프로에서는 페이스 ID 센서는 화면 아래에 들어가되, 전면 카메라는 작은 펀치홀 형태로 남겨두는 절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넓은 다이내믹 아일랜드 영역이 사라지면, 동영상 시청이나 게임 플레이 시 체감되는 시야 확장과 몰입도 개선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시스템 전반 역시 한 단계 상향 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아이폰18 프로 라인업에는 4800만 화소 퓨전 메인 카메라에 물리적 가변 조리개를 결합한 구성이 검토되고 있다. 가변 조리개는 렌즈 구경을 물리적으로 넓히거나 좁혀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술로, 조명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조리개를 개방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고, 밝은 야외에서는 조리개를 조여 노출 과다를 방지하면서 선명도를 높인다.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가 주로 소프트웨어 기반 보정과 다프레임 합성에 의존했다면, 가변 조리개는 광학 단계에서 심도와 노출을 제어해 미러리스 카메라에 근접한 배경 흐림 효과와 색 재현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의 두뇌 역할을 맡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는 TSMC 2나노 공정이 적용된 A20 프로 칩셋이 거론된다. 반도체 선폭을 3나노에서 2나노로 줄이면 동일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어,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8 프로용 2나노 칩이 전 세대 대비 연산 성능은 약 15퍼센트 상승하고, 전력 소모는 30퍼센트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발열 억제와 배터리 지속시간 개선에도 직결돼, 고해상도 게임이나 장시간 영상 촬영 같은 고부하 작업 시 기기 온도와 프레임 유지력 측면에서 체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토리지와 통신 기능도 하이엔드 사용자 요구를 반영해 강화될 전망이다. 아이폰18 프로 라인업에는 최대 2테라바이트의 저장 용량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4K와 8K 해상도 영상 촬영, 전문가용 포스트 프로덕션 워크플로에 쓰이는 ProRes RAW 파일은 개당 용량이 수십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내부 저장 용량을 크게 확장하면 외부 저장장치 연결 없이도 장시간 촬영과 편집을 소화할 수 있어, 모바일 영상 제작자와 크리에이터 시장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통신 모뎀 칩은 퀄컴 의존 구조에서 애플 자체 설계로 전환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에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C2 모뎀이 탑재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5G 모뎀을 직접 설계하면 칩과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유기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어, 동일 환경에서 더 빠른 접속 시간과 안정적인 전송 속도를 확보하고,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동시에 통신칩 핵심 부품 내재화는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 수단이 될 수 있어, 모바일 칩 시장에서의 애플 영향력 확대와도 연결될 여지가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도 진화가 예정돼 있다. 아이폰18 시리즈에는 기존 LTPO 패널보다 전력 소모는 더 낮추면서도 고주사율 구동 범위를 넓힌 LTPO 플러스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TPO는 주사율을 상황에 맞게 가변적으로 조정해, 정적인 화면에서는 1헤르츠 수준까지 낮추고, 게임이나 스크롤 시에는 120헤르츠까지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배터리 효율을 높인다. LTPO 플러스는 여기에 구동 회로와 소재를 개선해 중간 구간에서도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목표로, 항상 켜진 화면 기능과 고주사율을 동시에 활용하는 사용 패턴에서 체감 효율이 커질 수 있다.  

 

한편 배터리 용량과 카메라 모듈, 냉각 구조가 모두 대형화되면서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8 프로 맥스의 무게는 240그램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깃털처럼 가벼운 디바이스를 선호하는 수요층과, 고성능 카메라와 대용량 배터리를 우선하는 사용자 사이의 선택 기준이 더 뚜렷해질 수 있는 지점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프레임 소재나 내부 구조 최적화를 통해 무게 증가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후면 소재 마감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시된 아이폰17 프로 라인업은 유리와 알루미늄이 혼용되면서 두 소재 간 색감 차이가 눈에 띈다는 지적을 받았다. 후속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에서는 유리와 금속 라인의 경계를 정교하게 맞추고, 색상 톤을 통일감 있게 조율해 더 매끄러운 일체형 후면을 구현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언더 디스플레이 페이스 ID로 전면부 노출 요소가 줄어드는 만큼, 후면 디자인 완성도가 전체 제품 인상에 미치는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이미 화면 아래 카메라와 지문 인식 모듈을 탑재한 기기들이 일부 중국 제조사를 중심으로 등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해상도 저하, 색상 왜곡, 생체 인식 안정성 등에서 대중 시장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지 못해 제한된 라인업에 머물렀다. 애플이 언더 디스플레이 페이스 ID를 도입할 경우, 생체 인식 신뢰도와 디스플레이 품질 간 균형을 어떻게 맞췄는지가 주요 비교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안드로이드 진영 제조사들이 카메라와 얼굴 인식 모듈을 순차적으로 화면 아래로 숨기는 방향으로 대응할 경우, 전면 센서 노출을 최소화하는 풀스크린 경쟁이 다시 가속화될 여지도 있다.  

 

업계에서는 언더 디스플레이 페이스 ID가 실제 제품에서 안정적인 인식률과 낮은 오인식 비율을 유지한다면, 스마트폰 전면 디자인의 기준이 다시 한번 재정립될 수 있다고 본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얼굴 인식 센서를 패널 아래로 완전히 숨기면서도, 노치 시절과 같은 보안 등급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상용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애플이 이 조건을 충족하는 시점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디자인 경쟁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아이폰18 프로 라인업이 페이스 ID 영역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칩과 모뎀, 카메라까지 아우르는 기술 자립 전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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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아이폰18프로#언더디스플레이페이스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