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떨어진 원인까지 짚는다…카카오, AI로 소상공인 돕기
인공지능을 결합한 광고 운영 도구가 소상공인과 중소상공인의 디지털 마케팅 방식을 바꾸고 있다. 카카오는 자사 광고 플랫폼에서 집행되는 캠페인 데이터를 실시간 해석하고, 광고주에게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카카오모먼트AI를 11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분석 인력이 부족한 영세 사업자에게 맞춤형 인사이트를 제공해, 온라인 광고 효율 격차를 줄이는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모먼트AI는 카카오의 모먼트 광고 플랫폼에 탑재된 인공지능 기반 운영 지원 서비스다. 예산 설정, 타겟팅, 성과 분석 등 디지털 광고의 핵심 단계를 AI가 대신 수행해, 광고 운영 경험이 많지 않은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의 집행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광고주는 관리자 화면에서 자신의 캠페인 상태를 종합 점수와 설명, 실행 버튼 중심으로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용한다.

핵심 기능은 캠페인 단위 최적화 점수 제공이다. 카카오모먼트AI는 광고주별 캠페인 데이터를 분석해 18점에서 100점 사이 점수를 산출한다. 최근 클릭률 변화, 업종 내 경쟁 상황, 광고 소재 피로도 등 주요 지표를 복합적으로 반영해 점수를 매기고, 동시에 점수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제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클릭률이 떨어지고 동일 소재 노출이 길어져 피로도가 높아진 경우, 신규 소재 추가나 타겟 범위 확장 같은 조치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광고주는 제안된 개선 항목을 북마크로 저장하거나, 곧바로 설정 화면으로 이동해 실행할 수 있다. 복잡한 지표를 직접 해석하기보다, 점수 하락 또는 상승 요인과 연결된 추천 액션을 바로 선택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광고 데이터 분석 전문 인력이 없는 소규모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기존 전문 에이전시 의존형 운영 방식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성과를 높이기 위한 경쟁사 벤치마크 기능도 포함됐다. 카카오모먼트AI는 예산, 클릭률 CTR, 전환율 CVR 등 핵심 성과 지표를 기준으로 같은 업종 내 경쟁 광고주의 평균 수준과 비교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광고주는 자신의 캠페인이 업종 내 어느 분위에 속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과소 혹은 과도한 예산 집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기능이 경험 부족으로 인한 비효율 집행을 줄이고, 업종별 상위 사업자의 전략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 행동 분석 기능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카카오모먼트AI는 이용자가 광고를 처음 접한 뒤 방문, 고려, 전환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네 단계 퍼널로 나눠 이탈 지점을 분석해 보여준다. 각 단계별로 연령대, 관심사, 선물하기나 톡딜과 같은 커머스 기능 이용 패턴 등 행동 데이터를 함께 제공해, 광고주가 어떤 타겟 층에서 관심은 있지만 전환이 막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K-익명성 기준을 적용한 집계 형태로만 제공된다.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는 이미 AI 기반 자동 입찰, 자동 타겟팅, 소재 추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예산과 목표만 설정하면 나머지 최적화를 AI가 수행하는 올인원 솔루션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카카오모먼트AI는 한국 로컬 데이터와 카카오톡, 커머스 생태계를 기반으로 업종 특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해외 플랫폼과의 차별화 지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과 규제 측면에서 개인정보 보호는 핵심 변수다. 광고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세밀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과도한 추적은 규제 리스크를 키운다. 카카오는 퍼널 분석 데이터 제공 시 K-익명성 기준을 적용해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향후 국내 데이터 관련 법제나 플랫폼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AI 광고 최적화 서비스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와 정밀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먼트AI를 단발성 진단 도구가 아니라 광고 운영 전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통합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캠페인 목표 설정, 예산 배분, 타겟 정의, 소재 실험 등 전략 수립 단계에 AI 추천 기능을 추가하고, 자동 소재 생성과 시뮬레이터 기반 A B 테스트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광고 분석부터 전략 수립, 집행, 성과 점검까지 전 과정을 AI가 순환적으로 지원하는 모델을 지향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향 전환이 소규모 광고주뿐 아니라 대형 브랜드의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한 디지털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AI가 캠페인 단위로 점수와 실행안을 제시하는 방식은 인하우스 마케터와 대행사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단순 반복 업무는 줄고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하는 구조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광고를 직접 운영하는 사업자가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실행 가능한 개선 방안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설계했다며, 앞으로 광고 운영 전 과정에서 AI가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카카오모먼트AI가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에 어느 수준까지 안착해 실제 성과 개선을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