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납치 뒤 공원묘지로 끌고가 살해 시도”…유튜버수탉 사건 첫 재판

박다해 기자
입력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게임 유튜버 수탉(본명 고진호)을 납치해 살해하려 한 피의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유튜버를 표적으로 한 강도살인미수 사건이 법정 공방 단계로 넘어가면서 유튜버 신변 보호와 중고차 거래 분쟁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기풍)는 이날 강도살인미수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고차 딜러 A씨(25)와 지인 B씨(32), 강도상해 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공범 C씨(36)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살해 시도까지…유튜버 수탉 납치범들, 첫 재판서 혐의 인정(사진: 수탉)
살해 시도까지…유튜버 수탉 납치범들, 첫 재판서 혐의 인정(사진: 수탉)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A씨와 B씨는 피해자에게 계약금을 돌려주겠다며 불러낸 뒤 폭행하고 차량에 태워 납치해 충남 금산군 소재 공원묘지 주차장에서 살해하려 했으나, 경찰에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C씨는 이들이 사용할 차량 등 범행 도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판에서 B씨와 C씨 측 변호인들은 범죄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법적 책임과 양형에 대해서는 “기록 열람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음 기일에 보다 자세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반면 주된 범행 가담자로 지목된 A씨 측 변호인은 “행위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록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혀, 공소사실 일부를 둘러싼 쟁점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의 다음 공판기일은 내년 1월 23일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향후 심리를 통해 범행 경위와 역할 분담, 계획성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인 유튜버 수탉은 사건 이후 지난달 11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폭행당한 후 납치되면서 정말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며 “정말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피범벅이 된 얼굴이 정말 처참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심적으론 여전히 힘들지만 평소 제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해자들 때문에 하나뿐인 인생이 무너지기엔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가해자들이 반드시 엄중한 처벌을 받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활동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노출되는 과정에서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동시에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금전 갈등이 극단적인 폭력 범죄로 이어진 사례로, 유사 범죄 방지를 위한 업계 관리·감독과 분쟁 조정 시스템 보강 필요성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강도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중형 선고가 가능하다”며 “실제 살해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계획성과 수법, 피해자 정신적 후유증 등이 양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해자들의 구체적인 역할과 가담 정도, 사전 계획 여부를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단의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법원은 향후 심리를 통해 형사 책임의 범위를 확정하게 되며, 유튜버를 겨냥한 강력범죄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점검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범행 동기와 구조적 문제 여부에 대한 추가 검토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다해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유튜버수탉#인천지법#강도살인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