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법사위 간사 선임에 목매지 않겠다”…송언석, 대장동 국조 수용 촉구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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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 지점을 둘러싸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항소 포기 의혹 관련 국정조사 수용을 거듭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사법부를 겨냥한 겁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의혹 국정조사 논의와 관련해 조건 완화를 시사했다. 송 원내대표는 “법사위 야당 간사 선임이라고 하는 조건에 목을 매지 않겠다”고 말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선 문제를 국정조사 협상의 걸림돌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대장동 사건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 심지어 그들 표현을 빌리자면 조작 기소라고 하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실체적 진실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국정 조사를 즉각 수용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 과정과 검찰 기소 과정을 둘러싼 공방을 국회 차원의 조사로 규명하자는 주장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대장동 관련 국정조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야당 간사 선임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합의 도출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국민의힘이 조건을 일부 내려놓겠다는 메시지를 내며 협상판 재구성을 시도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송 원내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여야 공방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둔 상황을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그 화살은 조희대 사법부로 향할 것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가 영장 심사를 앞둔 사법부에 노골적인 판결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며 “인용되면 국민의힘 책임이고, 기각되면 조희대 사법부의 잘못이라는 고무줄 잣대의 선동 대상으로 인식하는 안일한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영장 발부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책임 공방을 사법부에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본 셈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사법부 외압 논란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장 대표는 “추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심사에 대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직접 나서서 사법부를 겁박했다”며 “사법부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추 전 원내대표의 영장심사를 계기로 여야가 사법부 신뢰를 놓고 다시 충돌하는 양상이다.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 전담재판부 구성 논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내란 사건 전담재판부 도입을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사를 골라 자기들 뜻대로 인민재판을 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정치 보복과 독재의 종착역은 자멸”이라고 주장했다. 내란 관련 사안의 재판 구조 개편이 향후 여야 정치 공방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랐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장동 국정조사와 사법부 외압 논란을 동시에 거론하면서, 여야 대치 전선은 국회와 법원을 가로지르는 다층 구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회는 대장동 항소 포기 의혹 국정조사 수용 여부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다시 한 번 격렬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며, 정치권은 향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싸고 사법 이슈를 매개로 한 정면 충돌을 이어갈 전망이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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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정청래#추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