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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내연 신기술 각축전”…HD현대인프라코어 HX엔진, 박람회 석권→탄소중립 상용차 해법 부상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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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인프라코어의 수소 엔진 HX12와 HX22가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에서 수소 산업 분야 최고 제품으로 선정되며, 대형 상용차와 발전 시장에서 수소 내연기관의 상용화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WHE 2025 조직위원회는 11일 WHE 2025 베스트 프로덕트 미디어 어워드 결과를 발표하며 두 엔진을 대상인 베스트 픽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소전기차 중심이던 수소 모빌리티 논의에 고출력 수소 내연기관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중·대형 상용차 부문의 탈탄소 전략 지형에도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대상에 오른 HX12는 11리터급 차량·발전용 수소 엔진으로, 지난해 WHE 전신 행사인 H2 MEET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HX12의 양산 일정을 내년으로 잡고 중·대형 트럭과 건설기계, 분산형 발전 시장으로의 공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료 인프라 전환 부담이 큰 상용 부문에서 기존 디젤 내연기관 아키텍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제조 측과 운송 사업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소 내연 신기술 각축전…HD현대인프라코어 HX엔진, 박람회 석권→탄소중립 상용차 해법 부상
수소 내연 신기술 각축전…HD현대인프라코어 HX엔진, 박람회 석권→탄소중립 상용차 해법 부상

이번에 처음 선보인 HX22는 세계 최대 규모로 소개된 22리터급 수소 엔진이다. V형 12기통 구조를 기반으로 최대 출력 600킬로와트, 연속 출력 477킬로와트에 이르는 고출력을 구현해, 발전용으로 사용할 경우 약 200가구의 1년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의 에너지 공급 능력을 갖췄다. 고출력 분산형 발전이나 대형 상용차, 선박 보조동력 등 다양한 응용 영역이 거론되며, 수소 내연기관이 연료전지와 함께 수소 생태계 내 복수의 파워트레인 축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최우수상인 엑설런트 픽에는 현대차그룹의 이동형 수소 충전소가 이름을 올렸다. 이 설비는 트럭 또는 대형 트레일러 차체에 수소 압축기와 저장 용기, 충전기 등 핵심 장비를 집약한 형태로 설계돼, 정식 충전소 건설 전 단계에서 수요를 시험하거나 피크 시간대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보완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700바 고압 충전을 지원해 승용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향후 고압 시스템을 활용하는 상용 수소 모빌리티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도심 주유소나 액화석유가스 충전소와 연계해 운영할 경우, 상시 충전소 신설에 필요한 부지 확보와 인허가 부담을 경감하면서도 혼잡 시간대 충전 대기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유 및 가스 인프라와 결합한 이동형 설비가 수소 보급 초기 단계에서 수요와 입지를 동시에 탐색할 수 있는 유연한 수단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고정식 대형 충전소와 혼합된 네트워크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엑설런트 픽에는 이 외에도 에이피그린의 분산형 저전력 수소 생산 시스템 APG-Series와 케이엠씨피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보트 EL-KUS가 포함됐다. APG-Series는 분산형 소규모 생산을 통해 수소 공급망의 탄력성을 높이고 송배관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EL-KUS는 해양 모빌리티 영역에서 수소 연료전지의 적용 가능성을 실증하는 사례로 의미를 부여받았다. 수송, 발전, 해양, 충전 인프라에 이르는 전주기 영역에서 수소 기술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상징하는 수상 결과로 요약된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는 수상작 선정 배경과 관련해 수소 엔진과 이동형 충전소 같은 현실적 솔루션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인프라 제약이라는 복합 과제를 동시에 고려한 결과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연기관 기술을 재해석한 수소 엔진이 상용차 부문에서 과도기 역할을 수행하고, 연료전지 시스템은 장거리 운송과 대형차량, 선박 등에서 프리미엄 솔루션으로 자리잡는 다층 구조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현대차그룹이 수소 엔진과 충전 인프라라는 서로 다른 축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면서, 국내 수소 모빌리티 산업은 기술 포트폴리오와 비즈니스 모델 면에서 한층 입체적인 경쟁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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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인프라코어#현대차그룹#월드하이드로젠엑스포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