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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블록체인까지 가르친다…KB국민은행, 캄보디아 IT 인재 키워 글로벌 금융IT 기반 다진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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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금융 기술 교육이 신흥국 청년 인재 양성 플랫폼으로 확산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운영하는 IT 교육 프로그램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국내 금융사가 현지 수요에 맞춘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글로벌 금융 IT 생태계의 기반을 넓히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금융권의 해외 디지털 전환 경쟁에서 현지 개발·운영 인력 확보 전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KB국민은행은 12일, 전날인 11일 글로벌 교육지원사업인 캄보디아 KB IT 아카데미 제13기 심화과정 수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KB IT 아카데미는 KB국민은행이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2023년부터 진행 중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캄보디아 청년을 대상으로 금융산업 특화 IT 교육을 제공한다. 현지 금융권과 IT 서비스 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과 취업 연계 활동을 통해 청년층의 실무 역량을 키우고, 기술 기반 일자리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날 수료식에는 박영준 KB금융그룹 CSO를 비롯해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 임직원, 캄보디아 정부 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금융사가 주도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현지 정부가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디지털 인력 양성 인프라로 자리잡아 가는 흐름으로 읽힌다.  

 

올해 심화과정은 50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금융 IT에 바로 적용 가능한 기술 중심으로 구성됐다. 데이터 분석 과목에서는 대규모 금융 거래 데이터를 통계·머신러닝 기법으로 해석해 고객 행태 분석과 이상 거래 탐지에 활용하는 방법을 다뤘다. 데브옵스 과목은 개발과 운영을 통합해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포하는 방법론을 교육해, 온라인 뱅킹과 모바일 금융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실무 능력 확보를 지원했다. 블록체인 과목은 분산원장 구조와 거래 검증 원리를 설명하고, 송금과 결제 등 금융 서비스에서의 활용 예시를 중심으로 교육했다.  

 

특히 올해에는 AI와 사이버보안 과목을 새로 편성했다. AI 교육은 신용평가, 이상 금융거래 탐지, 챗봇 상담 등 금융권에서 실제 사용 중인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수강생들은 기초적인 모델 학습 과정과 데이터 전처리 방법을 통해 AI 기반 서비스 기획과 개발의 기초를 익혔다. 사이버보안 과목에서는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금융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킹, 피싱, 랜섬웨어 공격 유형을 소개하고, 암호화와 접근통제 같은 기본 보안 기술과 사고 대응 절차를 학습했다. 디지털 금융 확산 과정에서 보안 리스크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교육과정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필수 모듈로 포함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평가된다.  

 

수료생들의 성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방식도 도입됐다. KB국민은행과 굿네이버스는 성적과 출석, 프로젝트 수행 성과 등을 기준으로 우수 수료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했다. 교육비 지원을 넘어 성과 기반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학습 동기와 현지 우수 인재 확보 효과를 함께 노린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는 인터넷·모바일 보급률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모바일 결제와 디지털 월렛을 중심으로 한 금융 디지털화 수요가 확대되는 시장으로 꼽힌다. 반면 전문 IT 인력과 금융 IT 융합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KB국민은행의 이번 프로그램은 현지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금융 IT 실무 역량을 강조해, 향후 캄보디아 내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의 개발·운영 인력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권에서는 이미 디지털 전환과 함께 현지 개발 거점을 확대하며 소프트웨어 인력 육성을 병행하는 전략이 보편화된 상태다. 유럽, 동남아시아, 인도 등지에서는 금융사와 빅테크가 공동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데이터 분석가와 클라우드 엔지니어, 보안 전문가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캄보디아 IT 아카데미는 국내 금융사가 신흥국에서 추진하는 대표적인 금융 IT 인력 양성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수료식을 계기로 현지 청년들이 글로벌 IT 산업 발전을 이끌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다양한 계층의 성장을 지원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교육 투자가 향후 현지 개발 인력과의 협업 구조, 디지털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로 이어질 경우, 금융 IT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인재와 서비스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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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캄보디아kbit아카데미#굿네이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