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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활동 적극 지원 요청”…우원식, 한·중앙아 국회의장 회의서 경제외교 행보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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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협력 확대를 둘러싼 이해관계 속에서 한국 국회와 중앙아시아 국가 의회가 맞붙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중앙아시아 국회의장 회의 참석을 계기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의회 지도부를 만나 한국 기업 보호와 협력 강화 메시지를 던지면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6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제3차 한·중앙아시아 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해 누르딘존 이스마일로프 우즈베키스탄 하원의장, 예를란 코샤노프 카자흐스탄 하원의장과 연쇄 면담을 진행했다. 우 의장은 두 나라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애로 해소와 제도적 지원을 요청하며 경제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우 의장은 타슈켄트에서 이스마일로프 하원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인프라 협력의 진전을 평가했다. 그는 "최근 철도, 공항 등 인프라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지원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제기했다.  

 

우 의장은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600여개의 한국 기업을 위해 세무·법령 정보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해줄 수 있는 코리아데스크 설치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코리아데스크 설치를 통해 현지 제도와 규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 기업 부담을 줄여달라는 취지다.  

 

우 의장은 카자흐스탄 코샤노프 하원의장과의 면담에서도 경제 협력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등을 계기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양국 간 협력 관계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역사·인적 교류를 기반으로 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우 의장은 카자흐스탄 내 한국 기업 제품 위조 문제를 거론하며 실질적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한국 기업 제품에 대한 위조 상품 유통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며 지식재산권 보호와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또한 카자흐스탄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국책사업 지연 문제도 짚었다. 우 의장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 중인 투르키스탄 가스복합화력발전, 카라바탄 화력 발전 확장, 카라차가낙 가스 처리 플랜트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도 조속히 해결해달라"고 덧붙였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조속한 행정·제도 개선을 요청한 셈이다.  

 

한편 제3차 한·중앙아시아 국회의장회의 본회의에서는 우 의장이 주도한 공동선언문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의회가 중장기 협력 방향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공동선언문에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대응, 인도주의적 교류를 둘러싼 의회 간 상호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합의가 담겼다. 각국 의회가 법·제도 정비와 예산 심의 과정에서 해당 의제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안팎에서는 우 의장의 행보가 향후 한·중앙아시아 경제 협력과 기업 진출 확대에 제도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국회는 향후 관련 상임위원회 보고와 후속 외교 일정을 통해 한·중앙아시아 국회의장회의에서 도출된 합의 사항 이행 상황을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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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