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행동모델 커머스OS"…인핸스, 국무총리상 수상으로 AI 상용화 입증
거대행동모델을 접목한 커머스 운영체제 기술이 벤처 창업 분야의 대표 혁신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커머스 자동화를 전면에 내세운 스타트업 인핸스가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AI 기반 상용 솔루션의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온라인 거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가격과 프로모션을 스스로 결정하는 행동형 AI가 커머스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핸스는 1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에서 단체 부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포상은 혁신 성장을 기반으로 벤처창업을 활성화한 개인과 단체에 수여되는 정부 포상으로, 기술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사례에 주로 돌아간다.

인핸스는 커머스 운영체제 커머스OS를 통해 LAM 개념을 접목한 AI 에이전트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LAM은 인간의 복잡한 작업 흐름을 모사하는 거대행동모델로,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다단계 의사결정과 실행을 하나의 시퀀스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대규모 AI 모델이다. 인핸스는 이 LAM을 커머스 도메인에 특화해 가격 전략 수립, 프로모션 설계, 재고 관리 같은 의사결정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커머스OS는 목적별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온톨로지 기반으로 연결한 행동형 AI 운영체제다. 온톨로지 기반 구조는 상품, 카테고리, 판매 채널, 마진 구조 등 커머스 도메인 지식을 체계화해 에이전트 간 연관 관계를 명시적으로 정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개별 에이전트가 가격 책정, 브랜드 모니터링, 품질 점검 등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전체 비즈니스 목표에 맞춰 조정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커머스OS는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가격 결정부터 실행까지 자동화한다. 다양한 국가와 플랫폼의 거래 데이터를 수집해 수요 탄력성, 경쟁사 가격, 환율 변동, 프로모션 효과 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격을 조정한 뒤 실제 판매 채널에 반영하는 전 과정을 AI가 담당한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대규모 가격·프로모션 관리 업무를 대체해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오류를 줄이는 것이 핵심 가치로 평가된다.
인핸스가 개발한 차세대 AI 에이전트 액트-2 모델은 글로벌 웹 기반 AI 에이전트 벤치마크인 온라인-마인드2웹 리더보드에서 오픈AI, 구글, 앤트로픽과 함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벤치마크는 웹 환경에서의 실제 작업 수행 능력을 평가해, 단순 언어 모델이 아닌 실행형 에이전트의 품질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인핸스가 글로벌 빅테크와 같은 표준에서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한국 스타트업으로서의 기술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팔란티어와의 협력도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핸스는 팔란티어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펠로우십 프로그램에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선정됐다. 데이터·분석 플랫폼 역량을 가진 팔란티어와, LAM 기반 행동형 AI를 전면에 내세운 인핸스의 조합은 복잡한 커머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실행까지 연결하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의 확장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머스OS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목적에 맞춰 상용화되고 있다. 가격 및 프로모션 최적화 영역에서는 각 국가별 마켓플레이스와 자체몰 데이터를 통합해 가격 민감도와 재고 소진 속도를 고려한 자동 가격 조정에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 보호 측면에서는 비인가 판매자 모니터링, 가격 덤핑 탐지, 위조 상품 의심 패턴 탐지 등 브랜드 무단 훼손을 줄이는 기능이 핵심이다. 품질 관리 영역에서는 후기 데이터와 반품 사유 데이터 등을 분석해 제품별 품질 이슈를 조기에 포착하고, 벤더 평가와 연동하는 구조로 운용되고 있다.
대규모 셀러와 벤더 운영 자동화도 주요 활용 분야다. 수천 개에서 수만 개에 이르는 상품을 관리하는 글로벌 브랜드와 리셀러는 기존에 인력 중심으로 수행하던 상품 등록, 가격 조정, 재고 상태 점검, 프로모션 설정 등을 LAM 기반 에이전트를 통해 자동화하고 있다. 인핸스는 이러한 솔루션을 북미, 유럽, 아시아 주요 시장 고객사에 공급 중이며, 각 지역의 상이한 규제와 플랫폼 구조를 반영한 맞춤형 운영체제 구성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커머스와 AI를 결합한 여러 시도가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추천 알고리즘과 개별화 마케팅 중심의 AI 도입이 먼저 이루어졌고, 최근에는 업무 자동화와 가격 전략 최적화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 역시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기반 판매자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인핸스의 커머스OS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LAM과 온톨로지 기반 구조를 앞세워, 단일 기능이 아닌 운영체제 수준의 통합 자동화를 지향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차원에서는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을 통해 AI 기반 혁신 솔루션을 육성 대상으로 명확히 제시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데이터 활용과 자동화 수준이 높은 커머스 분야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거래 규제와의 정합성 확보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가격 자동화 알고리즘이 시장 지배력 행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보완 장치와, 알고리즘 투명성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이번 수상에 대해 인핸스가 유망 스타트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실행형 AI 운영체제 기업임을 보여준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커머스 영역을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에이전틱 AI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LAM 기반 행동형 AI가 실제 비즈니스 운영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규제와 윤리 논의와의 균형 속에서 어떤 성장 경로를 그릴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