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귀금속 수수 의혹 추궁”…특검, 김건희 내일 오후 2시 소환 조정
고가 금품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김건희 여사가 맞붙었다. 특검이 소환 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재판 일정을 둘러싼 조율과 건강 문제까지 겹치며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3일 언론 공지를 통해 4일로 예정된 김건희 여사의 소환 조사 일정과 관련해 출석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통지에서 "내일 오전 10시로 소환 통보된 김건희씨는 오후 2시에 출석하는 것으로 조정됐다"고 전했다.

출석 시간 조정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 일정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재판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시작해 양측 최후 변론과 검찰 구형, 피고인 김건희 여사의 최후 진술까지 예정돼 있어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법정에 출석한 김건희 여사는 구치감에서 법정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정 공무원의 부축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또 마스크를 거꾸로 착용한 상태로 피고인석에 앉아 시선을 모았다. 재판부와 특검, 변호인단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소환 시간을 재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명태균 선거개입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이른바 건진법사 및 통일교 관련 인사 청탁과 연루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날 결심공판에선 그동안 쟁점이 된 혐의 전반에 대한 검찰의 구형과 김 여사의 최후 진술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4일 특검 소환 조사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은 별도의 고가 귀금속 수수 의혹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상대로 고가 금품이 인사 및 사업 편의 청탁과 맞물린 대가였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받았다는 의혹이 포함돼 있다. 또 2022년 3∼4월께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공직 임명 청탁과 함께 약 190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수수했다는 의혹, 같은 해 9월 로봇개 사업을 추진하던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사업 편의 청탁 대가로 5천만 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정황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특검팀은 고가 귀금속 수수 의혹과 관련해 해당 물품의 실제 수수 여부와 시기, 전달 경위,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인물들에 대한 조사와 물증 확보를 병행하고 있으며, 김 여사의 진술과 기존 진술인들의 내용이 엇갈릴 경우 대질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오는 11일 김건희 여사를 한 차례 더 소환해 별도로 제기된 이른바 종묘 차담회, 해군 선상 술 파티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을 계획이다. 대통령 배우자가 국가 자산과 공적 행사 공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위와 지시 라인, 예산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선 특검의 소환 일정 조정과 수사 방향을 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재판과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해 인권과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권은 고가 금품수수 의혹이 대통령실 인사와 국정 운영의 공정성을 흔드는 중대 사안이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특검법에 따라 활동 기한이 한정된 만큼 수사 속도와 수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향후 특검 수사 결과와 재판 선고 내용이 맞물릴 경우, 대통령실을 둘러싼 정치적 부담과 정국의 긴장도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예정된 일정에 따라 소환 조사를 진행하되 추가 소환 여부와 수사 범위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국회와 정치권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향후 회기에서 관련 현안 보고와 대정부 질의를 통해 공방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