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초도물량 입고 소식에 현대오토에버 급등…AI 동맹 본격화에 재평가 흐름
현대오토에버 주가가 엔비디아 GPU 초도 물량의 국내 입고와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소식이 겹치며 52주 신고가권으로 치솟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맞물려 AI 인프라·자율주행 핵심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가시화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도 주의를 주문하고 있다.
2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현대오토에버는 223,500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13.57% 상승하고 있다. 12월 들어 유입된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12월 2일 장중 한때 232,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 영역에 근접했다. 지난 11월 중순 미국 법인 해킹 이슈로 인한 단기 조정 이후 20만 원선 저항을 돌파하며 상승 추세 전환을 확정했다는 평가다. 최근 6개월간 주가 저점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우상향 패턴도 뚜렷하다.
![[특징주 분석] 엔비디아 GPU 초도물량 확보에… 현대오토에버 자율주행 테마 강세 흐름](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2/1764647080104_134270350.jpg)
이날 급등을 이끈 직접적 재료는 엔비디아 GPU 초도 물량의 국내 입고 소식과 미국 정부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AI 동맹이 단순한 업무협약을 넘어 실제 인프라 구축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디지털 전환을 전담하는 현대오토에버가 그룹 내 AI·SDV 관련 투자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관세 인하로 완성차 업황 개선 기대가 더해지며 관련 IT 투자 확대 전망까지 부각됐다.
수급 면에서는 기관이 주가를 이끄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은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관망세를 보인 반면, 기관은 11월 28일 2만5,000주, 12월 1일 2만5,000주를 연속 순매수하며 물량을 꾸준히 모았다. 이 기간 기관 매수세가 유입될 때마다 주가가 계단식 상승 패턴을 나타냈고, 이날 급등도 기관 주도의 수급이 외국인 매수 참여를 끌어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현대오토에버의 시가총액은 약 6조1,292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90위 수준이다. 삼성SDS, LG CNS와 함께 국내 IT서비스 빅3로 분류되며, 상장주식수는 약 2,742만 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4.1%에 그쳐 삼성SDS 19.21% 등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다. 증권가는 이를 향후 외국인 수급 유입 여지가 큰 요인으로 본다. 주가수익비율(PER)은 34.11배로 업계 평균을 웃돌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내부 수요 기반 성장성과 AI 인프라 사업 확장 가능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실적과 재무 지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현대오토에버의 2024년 연간 예상 매출액은 3조7,136억 원, 영업이익은 2,244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견조한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4%로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은 93.55%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3.91점), 목표주가는 238,636원으로, 최근 주가 급등으로 목표가와의 괴리율이 빠르게 줄어드는 만큼 향후 증권사들의 목표가 상향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요인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에 125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투자 분야는 스마트팩토리,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로보틱스 등으로, 막대한 IT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는 현대오토에버의 수주 확대와 직결되는 만큼 실적 가시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회사의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연초 대비 3배 이상 늘어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변수로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본격화가 최대 호재로 꼽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회동 이후 GPU 공급이 구체화되면서, 현대오토에버는 그룹 내 인공지능 및 데이터 센터 구축을 주도하는 피지컬 AI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상무부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조치가 현대차그룹 전반의 수익성을 높여 IT·AI 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석한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지난달 제기된 현대오토에버 미국 법인 해킹 이슈가 대표적이다. 회사 측은 고객 정보 유출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향후 집단 소송 가능성 등 잠재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엔비디아 GPU 공급 일정 지연이나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테마 관점에서 현대오토에버는 AI 인프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여러 성장 산업의 교차점에 서 있다. 특히 엔비디아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특성을 보여 왔다. 현대차·기아 주가와의 상관관계도 높아 그룹 전반의 판매 실적, 북미 전기차 정책, 글로벌 경기 흐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에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 기대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가능성까지 더해져 수급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현대오토에버의 가장 큰 강점은 그룹 계열사라는 캡티브 마켓 기반 성장성이다. 경기 둔화로 IT 투자 축소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현대차그룹의 공격적 투자 로드맵이 안정적인 실적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약점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수익률 0.79%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부문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지적된다. 그럼에도 시장은 현재로서는 배당보다는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 고밸류에이션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다.
향후 투자 전략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20만 원선 지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최근 급등으로 단기 이격도가 커진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어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20만 원선을 지지선으로 확보한다면 추가 상승 시도를 위한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구체적인 AI 서비스 모델과 내년 실적 가이던스가 주가 레벨업의 핵심 트리거가 될 전망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20만 원선 이탈 시 비중을 줄이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전략이 거론된다. 반대로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투자 계획과 AI 인프라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라면 단기 조정 구간에서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미국 법인 해킹 이슈의 재부각 여부, 엔비디아 GPU 공급 속도, 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 동향 등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현대오토에버가 단기 급등 구간을 지나고 있는 만큼 향후 일정 기간 실적과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향후 정책 환경과 글로벌 IT·자동차 업황, 그룹의 투자 집행 속도에 따라 관련 밸류에이션 조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