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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이전트가 검색까지 대신”…KT나스, 인앱전략으로 광고지형 재편 전망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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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마케팅 패러다임이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인앱 전략을 중심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가 앱 밖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서비스와 광고, 커머스를 한데 묶는 경험 루프를 고도화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양상이다. 검색과 이커머스, 스트리밍 등 주요 디지털 접점에 AI가 깊이 스며들면서, 광고 시장 경쟁 축도 타깃 정교화와 체류 시간 극대화를 겨냥한 구조로 옮겨가는 흐름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이 AI 에이전트 상용화와 참여형 엔터테인먼트 확산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그룹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KT나스미디어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디지털 미디어·마케팅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내년 디지털 미디어·마케팅 시장을 이끌 트렌드로 인앱 전략과 경험 루프, AI 에이전트 상용화, 참여형 스트리밍 확대, 파트너십 광고 부상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국내외 플랫폼이 모두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구조를 정리한 셈이다.  

KT나스미디어가 주목한 인앱 전략은 결제, 쇼핑, 검색, 콘텐츠 소비 등 핵심 이용자 행위를 하나의 앱 안에서 끝내도록 설계하는 서비스 구조를 뜻한다. 여기에 경험 루프 개념을 더해,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에 기반해 추천과 노출 방식을 반복적으로 최적화하는 구조를 구축하면, 앱 재방문과 재시청, 재구매를 유도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같은 유입 한 번으로 더 많은 체류 시간과 전환을 끌어내는 것이 핵심 목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기술을 활용해 자사 서비스 간 연동을 더욱 촘촘히 엮으며 이런 인앱 경험 루프를 강화하고 있다. 검색과 쇼핑, 결제, 모빌리티, 콘텐츠 등이 하나의 계정과 앱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해 광고 효율을 끌어올린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OTT 플랫폼도 짧은 영상과 라이브, 롱폼 콘텐츠를 연속 소비하도록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화해 한 번의 시청 경험이 재시청과 구독으로 이어지는 루프 구조를 만들고 있다.  

 

검색 시장에서는 이용자가 키워드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문맥과 의도를 파악해 적합한 정보와 링크, 상품까지 한 번에 제시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멀티모달 이해 기술이 결합되면서, 검색 결과 페이지 대신 대화형 답변 화면이 기본 인터페이스가 되는 구조다. 광고 역시 이 대화 흐름 속 맥락에 맞춰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방향으로 바뀌는 중이다.  

 

이커머스와 디지털 광고 영역에서도 AI 에이전트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에이전트는 사용자 성향과 과거 구매 이력을 학습해 제품 탐색부터 옵션 비교, 가격 검토, 결제에 이르기까지 구매 여정을 돕는다. 동시에 이용자 특성에 맞춘 맞춤형 광고를 자동으로 선정해 노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픈AI, 구글 등이 이런 AI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국어 환경과 로컬 상권 데이터를 반영한 에이전트를 준비 중이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시청 경험이 개인 맞춤형 소비 단계를 넘어, 실시간 반응과 소통이 결합된 참여형 엔터테인먼트로 옮겨가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유튜브 등 주요 사업자는 라이브 스트리밍, 실시간 채팅, 투표, 후원 기능을 강화해 플랫폼 내부에 커뮤니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시청자가 다른 이용자와 감상을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크리에이터와 상호작용하는 구조가 형성되면, 체류 시간과 재방문 빈도 증가로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광고 형식도 이러한 시청 경험을 방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튜브는 화면 측면 영역을 활용하는 광고 등 시청 흐름을 끊지 않고도 브랜드 노출을 늘리는 포맷을 시험 중이다. 스트리밍 콘텐츠가 라이브 커머스와 결합하는 사례가 늘면서, 영상 속 상품 정보를 AI가 자동 인식하고 구매 링크를 노출하는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크리에이터 마케팅은 이제 브랜드 캠페인의 부가 수단이 아니라 기본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AI 기술이 크리에이티브 제작과 성과 분석에 적용되면서, 광고 콘셉트 기획, 크리에이터 매칭, 결과물 편집과 테스트까지의 전 과정에서 알고리즘이 개입하고 있다. 메타와 구글은 자사 광고 플랫폼에 크리에이터 매칭 솔루션을 붙여, 브랜드가 목표 타깃에 적합한 크리에이터를 자동 추천받고 성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국내 규제 환경과 데이터 활용 정책과도 맞물려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수집·분석하는 이용자 데이터가 방대해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광고 노출 기준과 추천 알고리즘의 공정성 검증을 위한 가이드라인 논의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인앱 전략과 경험 루프, AI 에이전트, 참여형 스트리밍을 축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 구조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산업계는 새 기술이 실제 매출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규제와 이용자 피로도라는 변수 속에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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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나스미디어#ai에이전트#인앱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