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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독 초과 검출 땅콩버터 회수…식약처, 수입식품 관리 강화 분수령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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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환경에서 곡류와 견과류에 잘 생성되는 곰팡이 독소 아플라톡신이 수입 땅콩버터 제품에서 기준치보다 높게 검출되면서 수입식품 안전관리 체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통기한이 비교적 길고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섭취하는 가공식품에서 발암성이 알려진 독소가 확인된 만큼, 정부와 업계의 모니터링과 분석 기술 고도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식품 당국은 이번 조치를 수입 견과류 가공식품 전반의 관리 수준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이마트가 수입해 판매한 미국산 땅콩버터 제품 100% 피넛버터 크리미에서 아플라톡신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돼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제품은 충남 천안시 소재 이마트가 들여온 것으로, 소비기한이 2027년 4월 30일로 표기된 물량 전체가 대상이다. 수입량은 총 1만 9620.72킬로그램으로 파악됐다.

아플라톡신은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소 중 하나로, 특히 덥고 습한 지역에서 저장되거나 유통되는 곡류와 견과류에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한 검사에서 해당 땅콩버터에서는 법정 기준치를 두 배 이상 넘어서는 수준의 아플라톡신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검사 결과를 토대로 유통 단계에 있는 제품을 신속히 회수하라는 행정 조치를 내렸다.

 

아플라톡신은 곰팡이독소 가운데에서도 독성이 강한 물질로 분류된다. 주로 땅콩과 옥수수, 피스타치오, 아몬드 같은 견과류 및 곡물에서 문제가 되며, 장기간 섭취 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일부 유형은 국제기구에서 인체 발암 물질로 분류된 바 있다. 가열 조리 과정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원료 단계에서의 선별과 보관 환경 관리, 그리고 완제품 단계에서의 정밀 분석이 핵심 관리 수단으로 꼽힌다.

 

가공식품 형태의 땅콩버터는 한 번 제조되면 장기간 보관과 유통이 가능해, 생산 초기 단계에서 미량의 곰팡이독소가 존재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축적된 노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어린이 간식이나 가정용 식재료로 널리 쓰이는 제품일수록 유통 전 과정에서의 정기적인 품질 검사와 위험 기반 샘플링 전략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검사기관에서 활용하는 분석 방식은 주로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기 결합 기술처럼 극미량의 독소까지 탐지 가능한 정밀 계측 기술로, 식품 안전 분야에서 필수적인 장비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사안은 수입 식품과 원료에 대한 사후 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드러냈다. 수입 단계에서의 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라도 보관과 유통 과정의 온도와 습도 관리에 따라 곰팡이독소 농도가 변동될 수 있어, 특정 국가 또는 특정 품목에 대해 추가적인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확산되면서 곰팡이독소 관리의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업계가 주목하는 변수다.

 

식약처는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전국 유통 매장의 회수 현황을 점검하고, 수입업체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보관 관리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동시에 동일 제조원, 동일 원료를 사용하는 다른 수입 제품군에 대해서도 위험 평가를 확대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수입·유통 단계에서 디지털 기반 추적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제품 이력과 검사 결과를 연계하면, 향후 유사 사례 발생 시 더 빠른 회수와 위험 알림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섭취를 중단하고 구입처에 반품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수입 견과류 및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선제적 자가 검사와 저장·물류 환경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식품 안전 전문가들은 수입식품 안전성이 소비자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정밀 분석 기술과 디지털 이력 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통합 관리 체계가 조속히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산업계는 이번 조치가 실제로 수입 식품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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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이마트#아플라톡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