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중형주 8% 급등…HD현대마린엔진, 이중연료 엔진 수요에 재평가 흐름
HD현대마린엔진 주가가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 수요 확대와 그룹 내 시너지 기대를 바탕으로 9일 코스피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 지표가 빠르게 개선되는 가운데 조선기자재 업종 전반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이 부각되며 투자자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선박 규제 강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이 맞물린 구조적 성장 국면으로 해석하면서도, 단기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를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9일 장중 기준 HD현대마린엔진 주가는 8만9,300원으로 전일 대비 8.64% 상승 중이다. 장중 한때 9만300원까지 올라 직전 저항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 한 달간 등락을 거듭하다 이날 강한 양봉으로 반등세를 굳히는 흐름이다. 6개월 추세로 보면 하락 조정 이후 저점을 높여가는 우상향 초입 단계로 평가되며, 단기 지표인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석] 영업이익률 18% 육박… HD현대마린엔진, 조선기자재주 재평가 흐름](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9/1765252426169_817170981.jpg)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최근 1개월 누적 기준 외국인은 순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기관은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지난 12월 8일 기준으로 외국인은 약 5만주를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6만주 이상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수 유입 시 주가 상승 탄력이 강화되고, 기관 매도 물량이 늘어날 때는 상승 폭이 제한되는 패턴이 관측됐다는 평가다.
현재 HD현대마린엔진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15.81%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약 3조291억 원으로 코스피 142위에 해당하는 중형주 그룹에 속하며, 상장주식수는 약 3,392만주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 대비 작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주가수익비율은 29.36배로 업계 평균 28.44배와 비슷한 수준을 형성해 성장 기대가 일정 부분 밸류에이션에 반영된 상태로 풀이된다.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지표는 개선세가 두드러진다. 시장 컨센서스 기준 2024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10.51% 수준이지만 2025년에는 16%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고, 영업이익률이 18%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기자본이익률은 28.34%로 업계 최상위권 수준을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 59.99%, 당좌비율 68.64%로 재무 구조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HD현대마린엔진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목표주가는 11만7,800원 수준으로 제시돼 현재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주가 상승 동력의 핵심은 제품 포트폴리오의 질적 변화다. 기존 디젤 엔진 중심에서 LNG·LPG 등 이중연료 엔진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고마진 제품군 중심으로 수익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친환경 규제를 충족하는 이중연료 엔진은 단가와 수익성이 모두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 변화가 영업이익률 상승과 이익 체력 강화를 견인하면서 실적 추정치 상향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도 부각되고 있다.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 이후 HD현대마린엔진은 그룹 내 계열사와의 납품 구조를 효율화하며 사업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과거에는 HD현대중공업을 통해 간접 납품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 HD현대미포조선과 직접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캡티브 물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직납 구조 전환이 원가·납기 관리 효율화와 함께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수주 모멘텀 역시 이어지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은 최근 케이조선과 HJ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와 대규모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잔고를 두텁게 쌓아가고 있다. 글로벌 선박 엔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조선사향 수주 물량에서도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주 흐름을 감안할 때 실적 성장세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의 탈탄소 규제 강화는 구조적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선박 엔진 제조사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지는 구도다. HD현대마린엔진은 자회사에 대한 운영자금 대여를 통해 크랭크샤프트 등 핵심 부품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어 생산 병목 현상 완화에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마 관점에서 HD현대마린엔진은 조선업 슈퍼사이클과 친환경 선박 테마의 교집합에 자리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단순히 신조 수주량 증가에 따른 물량 효과뿐만 아니라,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 단가 상승과 선박 개조 수요 확대에 따른 이중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보다는 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 수준과 신조선가 추세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일 업종 내 타 종목과 비교할 때 HD현대마린엔진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ROE다.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사 대비 월등한 자기자본이익률은 자본 효율성과 이익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상대적으로 낮은 유동성 비율과 기관 수급의 연속성 부족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높은 수익성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뒷받침하고 있어 향후 이익 증가 속도가 주가 등락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주가 흐름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매수세 지속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가격대인 8만9,000원 선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경우 전고점 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8만5,000원 지지선 이탈 시 단기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중기적으로는 이중연료 엔진 인도 비중이 높아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우상향 기조가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목표주가인 11만 원대 구간을 향해 추세적 상승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 출회 여부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신조 발주 위축 가능성이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율 변화와 마진 압박 가능성도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할 리스크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조선 발주 추이와 환경 규제 강도, 환율 흐름이 HD현대마린엔진의 중장기 주가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