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제압”…나바로, 크레이치코바 꺾고→윔블던 16강 진출
긴장감은 경기 시작 전부터 센터 코트에 가득했다. 그러나 나바로는 초반 열세에도 흔들림 없이 코트 위에서 승부사의 시선을 드러냈다. 지난 해 우승자를 상대로 펼친 집념의 역전극이, 런던의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2024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3회전이 5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렸다. 여자 단식 세계 10위 에마 나바로는 지난해 윔블던 우승자인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를 상대로 2-1, 세트 스코어는 2-6, 6-3, 6-4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에는 크레이치코바가 주도권을 잡았다. 1세트에서 나바로는 연속 실책과 상대의 강한 스트로크에 밀리며 2-6으로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에서 나바로는 침착하게 전술을 조율하고 날카로운 서브와 크로스 공격으로 흐름을 바꿔 6-3으로 따라붙었다.
운명의 3세트에서 나바로의 집념이 빛났다. 체력적 부담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코트 전체를 커버하며, 깊은 라인 공략으로 크레이치코바를 압박했다. 결국 마지막 세트 6-4,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고, 나바로는 역전승을 완성하며 2년 연속 윔블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직후 나바로는 영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나를 억만장자의 딸로만 본다"며 "새벽부터 치열하게 땀을 흘린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의 딸이라는 꼬리표는 원치 않는다"고 자신의 진심을 강조했다.
관중은 나바로의 투혼 있는 경기에 끝없는 환호를 보냈다. SNS에서도 "정신력이 인상적"이라며 극찬이 이어졌고, 현지 팬들은 "에마 나바로는 새로운 스타"라고 평가했다.
나바로는 16강전에서 러시아의 미라 안드레예바와 맞붙는다. 지난해 패했던 상대를 다시 만나는 만큼, 승리한다면 또 한 번 자신의 최고 기록 경신은 물론 미국 여자 단식의 새로운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치열했던 승부의 진한 여운은 런던 잔디코트를 넘어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조용한 감동을 남겼다. 2024년 윔블던의 새로운 주인공을 향한 레이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