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핵잠·농축재처리 후속 협의 촉진하겠다"…위성락, 한미 안보대화 위해 방미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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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책과 안보 구상을 둘러싼 한미 간 조율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핵심 참모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한미 정상회담 후속 논의와 부처 간 이견 조율이 맞물린 정국 긴장이 커지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양측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간 직접 대화를 통해 후속 협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놓았다.  

위성락 실장은 "한미 양측의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안보보좌관이나 안보실장 차원의 대화를 함으로써 실무선의 후속 협의를 촉진하는 추동력을 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인트 팩트시트가 만들어진 지 한 달여가 됐고, 그동안 우리 측에서 여러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고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조선 등 큰 사안들이고 여러 부서가 여기 관련된다"며 이번 방미가 한미 정상 간 합의 사항의 구체화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위성락 실장은 "우리가 그동안 해 온 준비 동향을 공유하고, 한미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가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핵추진 잠수함 논의와 관련해 위성락 실장은 미국 측 입장과 제도적 조건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했다. 그는 "미 측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논의해보고자 한다"며 "핵잠을 추진하려면 의회 관련 사안도 있기 때문에 법적 절차도 필요한데, 그런 문제도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한미 간 기술·안보 협력뿐 아니라 미국 의회 차원의 동의와 법적 기반까지 함께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위성락 실장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관한 논의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한미, 한일, 한미일 관계에 여러 진전을 봤고, 한중 간에도 관계 복원이라는 진전이 있었다"며 "이런 성과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 조정 구상도 협의 의제로 제시했다. 위성락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논의하셨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역할 조정을 어떻게 추진하고 어떤 방향으로 공조할지 세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해서 북한을 대화에, 긴장 완화 과정에 견인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해, 남북·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 공조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 재가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사전 조율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선 미국 측과 협의해보고자 한다"며 "유엔에도 협의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유엔 채널을 통한 다자 외교도 병행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최근 통일부와 외교부가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위성락 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 역할을 부각했다. 그는 통일부가 외교부 주도의 한미 외교당국 협의체에 불참한 사례 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그런 우려는 듣고 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율 이후에도 약간의 개별적 부처 의견이 나오는 것은 맞지만, 최근의 사안도 대부분 조율된 것들"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런 과정은 계속 진행해 정부가 '원 보이스'로 대외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위성락 실장의 방미로 한미 간 핵추진 잠수함, 우라늄 농축·재처리 문제부터 대북 대화 재개 전략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협의를 토대로 한반도 안보 구도와 대북 정책 방향을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며, 미국 측 논의 결과에 따라 국회와 외교·안보 라인의 후속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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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이재명#도널드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