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급 없이 방어역량 점검”…합참·한미연합사, UFS 연습 일정 일부 연기
한미연합훈련을 둘러싼 긴장감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가 18일부터 28일까지 '을지 자유의 방패'(UFS, 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미 양측은 7일 국방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훈련 일정과 구성, 일부 야외기동훈련(FTX)의 연기 사실을 밝혔다.
합참과 연합사는 "UFS 연습은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면서, 최근의 전쟁 양상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동맹의 대응능력과 태세점을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훈련에는 사이버 위협 대응, 부처 간 전시 대비 훈련, 통합 상황 조치 등 범정부 연계 시나리오가 강화됐다. 한국군은 작년과 유사한 1만 8000명가량이, 미군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병력이 참가할 예정이다.

다만 전체 40여 건 중 절반에 달하는 20여 건의 야외기동훈련이 9월로 연기된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극심한 폭염, 연중 균형적인 연합방위태세 유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 검토해 일부 훈련을 다음 달로 조정하기로 했다"며, 시나리오와 연계된 주요 훈련 및 미군 인원·장비 전개 훈련은 정상적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했다. 연기되는 FTX는 대개 대대급 이하의 피해 복구, 비행장 방호, 장비 정비지원 등이 포함됐다.
연기 결정과 관련해 북한의 거센 반발이 변수로 작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군 당국은 공식적으로 폭염 등 환경적 요인을 우선적으로 언급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도 "조정된 것"임을 인정하면서 "한미 훈련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발표문에서는 북한이라는 단어 자체를 배제했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대응’이 주요 항목으로 명시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북한 위협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이성준 실장은 "북한의 핵 사용 자체 시나리오는 없지만, 미사일 상황과 핵 사용 억제를 염두에 둔 훈련"이라고 했다. 라이언 M. 도널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 역시 "북한 언급이 없어도 주된 위협으로 인식하는 데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UFS 연습에는 창설 75주년을 맞은 유엔군사령부 회원국도 참가할 예정이며,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한편, 군 당국은 향후 연기된 야외훈련을 9월 중 실시하는 한편, 변화된 정세와 안보환경에 맞춰 범정부적 대응 능력을 점진적으로 강화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