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정신이 불법 계엄 막았다”…조경태, 계엄사태 1주년 광주 방문해 보수 쇄신 강조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1주년을 앞두고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김민수 최고위원이 같은 날 광주를 찾기로 하면서, 계엄 사태와 광주 민주화 운동을 둘러싼 보수 진영 내부의 메시지 차이가 부각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2일,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는 3일 광주를 방문해 이른바 광주 선언을 발표하고 보수 정당 쇄신과 헌정 질서 수호 의지를 밝히겠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부산 사하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5선 중진으로, 최근 당내에서 계엄 사태 책임론과 보수 가치 재정립을 거듭 강조해 왔다.

조 의원은 3일 오후 1시 30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과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를 직접 연결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사전 안내문을 통해 “1980년 5월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2024년 12월 3일 불법 계엄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었다”며 “광주 정신은 오늘의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단행한 비상계엄 선포를 겨냥해 헌정 질서 파괴 행위라는 강경한 평가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관련 입장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위헌적 폭거”로 규정하고, “쿠데타 불패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역설할 방침이다. 계엄 사태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과 정치적 단절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기념회관에서 5·18 유족회 등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그는 보수 정당이 광주 정신을 계승하고 헌정 질서를 수호하는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취지를 반복해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친윤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도 같은 날 광주를 찾는다. 김 최고위원은 3일 광주 지역에서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시대정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김 최고위원이 계엄 사태와 헌정 질서에 대해 조 의원과는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이 계엄 사태에 대한 강한 법적 책임론과 보수 쇄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반면, 김민수 최고위원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강조하는 방향의 강연을 예고하면서 두 사람의 메시지가 어떤 대비를 이룰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둘러싼 평가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목소리가 갈리고 있어, 광주 현장에서의 발언 수위와 내용이 향후 당 내홍과 혁신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계기로 헌정 질서 수호, 권력 남용 방지, 보수 정당 정체성 논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여야는 향후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계엄 사태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